* 촬영 카메라 : Leica M-P(typ240), Elmar-C 90/4, Adobe Lightroom 보정
대학생 시절, 종로 낙원상가 뒷길의 순댓국집을 자주 가곤 했다.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돈 만원이면 순댓국 2 ~ 3그릇에 소주 한 두 병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 옆에는 한 그릇에 천 원짜리 우거지 국밥집이 있었고, 그 외에도 저렴하게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곳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낙원상가 뒤편 순댓국집도 한 그릇에 만원이 넘고, 소주 한 병에 5천 원이 넘으니 그때처럼 저렴하게 소주 한잔 하기 좋은 공간이 아니었으니 아쉬움만 남는다.
이 날은 사치를 부렸는지 카메라를 두 대 들고 갔다. 바로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들을 바라보기 위해 필름 카메라를 들고 갔다면, 90mm 망원렌즈를 이용해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찍어보고자 했다. 마치 카메라 두 대를 목에 걸고 걸어 다니며 많은 생각을 해 본다. 거리를 걷는 동안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풍경들, 사람들의 모습은 분명 두 눈으로 볼 때와는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인위적으로 색감을 조정하고, 눈에 보이는 전체의 모습 중 일부만을 선택하니 생긴 결과가 아닐까?
낙원상가 뒤편을 걷다 보면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장기를 두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젊은 친구들이 PC방에서 게임을 하 듯, 어르신들은 장기알 하나씩 집어가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색다를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그들에게는 일상이고, 어찌 보면 그들에게는 삶의 일부분이겠지만, 그 부분만을 바라보았을 때의 모습은 분명 특별하고 - 색다르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사진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