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녀석들의 시간 여행기

애플 TV+ "캐빈과 시간 도둑들"

by 별빛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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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의 첫 장면.

캐빈은 생일만을 손 꼽아 기다려왔다.

알람이 울리는 순간 캐빈은 엄마와 아빠에게 신나는 곳을 가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스톤헨지.


지루해 하는 엄마와 아빠와는 다르게 캐빈은 너무나 신나한다.

남들과는 특별한 캐빈을 본 엄마와 아빠는 한 마디 한다.


"그냥 남들처럼 스마트폰을 하는게 어떠니?"




주인공 캐빈은 남들과는 다른 아이다. 역사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며, 과거의 역사적 순간을 좋아하는 소년. 축구 시합을 하는 그 순간에도 축구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를 하니 지루해 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교차해서 보여줄 뿐이다.


그렇다.


캐빈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한창 대중 가수의 음악에 심취하고, 유튜브를 좋아하며, 스마트폰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캐핀은 고리타분하다 이야기 하는 역사적인 사실에 집중을 한다. 하지만 그런 캐빈의 모습이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엉뚱하며 괴짜일 뿐이다. 심지어 동생 마저도 캐빈을 외면했다.


그러던 어느날, 영국 빙리의 캐빈의 옷장이 시간 터널 중 하나였으며, 그 시간 터널을 타고 들어온 엉뚱한 시간 도둑들과 함께 다양한 시간대의 역사적 순간들을 찾아가며 여행은 시작 된다.




애플 TV+의 시리즈로 기획된 "캐빈과 시간 도둑들"은 테리 길리엄 감독의 "Time Bandits(국내 출시명 "4차원의 난장이 E.T")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나, 실제 테리 길리엄의 작품에서는 캐릭터 일부를 차용하였을 뿐, 전체적인 내용은 새로운 창작물이라 봐도 무관하다. 애초에 원작 자체도 테리 길리엄과 몬티 파이선 스타일의 코미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상력 가득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역사지식을 가지고 본 영화를 봐야한다는 부담감까지는 가져갈 필요는 없다. 그래도 본 영화를 보기전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면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비틀고 뒤틀면서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나갔는지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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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에피소드를 들여다 보자. 캐빈과 시간 도둑들은 시간 터널을 통해서 마야의 한 공간으로 다가간다. 주인공 캐빈은 분명 이방인을 환대하는 것이 자신들을 인간 재물로 바치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 이야기 하며, 어떻게든 도망쳐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시간 도둑들은 그저 중요한 물건을 훔쳐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애피소드가 진행이 된다. 그리고 점점 시간은 흘러 자신들이 재물로 바쳐지는 것이 아닌지 두려워 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영화는 갑짜기 상황이 반전되어 "그저 승리자의 관점에서 전쟁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피정복민을 악마로 묘사"했을 뿐이라고 이야기 하며 넘어간다. 그리고 마야인들은 그저 해가 질 무렵 신에게 옥수수를 재물로 바치는 것이 하나의 일상일 뿐이라 이야기 한다. 그때 캐빈은 무언가 깨달은 듯 위키피디아에서 보게 된 지식은 역시 문제가 많다고 이야길 하며 에피소드를 마무리 한다.

본 드라마는 캐빈이라는 한 아이와 시간 도둑들이 우연히 만나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는 큰 에피소드와 함께 초월자라 지칭되는 존재의 계략과 그 반대편에 있는 존재의 계략이 함께 뒤섞이는 판타지 영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판타지 속에서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어떠한 언어든 통역을 해 주는" 신비한 모자를 활용하여 언어의 장벽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넘겨버린다. 그러니 다양한 시간대와 다양한 국가를 넘나들며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되지만 그 상황은 손 쉽게 해결해 버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 리더는 있으나 모두가 동등한 권한을 가진 시간 도둑들의 에피소드가 한데 묶이면서 장르는 다시 코미디의 한 장르로 바뀌어 버린다.


내용이 많이 혼란스럽겠지만, 테리 길리엄의 작품과 몬티 파이선의 코미디 작품들의 특성을 그대로 계승했다 생각하고 바라보면 상당히 재밌게 바라볼 수 있다. 그저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주요 역사적인 상황을 어떻게 스케치 코미디로서 승화를 시켰는가 이다. 첫 장면인 스톤헨지를 건설하는 순간으로 여행했을 때를 바라보자. 캐빈은 스톤헨지가 어떻게 건설이 되었는지, 그리고 왜 건설이 되었는지 궁금해 하며 그 순간을 지켜보기로 한다. 하지만, 그 순간의 짤막한 여러 대화가 옮겨지면서 캐빈은 스톤헨지가 새워진 그 순간을 놓쳐버린다. 그리고 "설마 기념품으로 만들기 위해 스톤헨지를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하지만, 스톤헨지를 만드는 감독관은 기념품 때문에 만든거라고 이야길 하며 넘어가버린다. 즉, 역사적 다양한 이론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어떻게 에피소드를 해처나가는가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다.

물론, 에피소드 중간 중간에 초월자가 수행하고자 하는 계획과 그 반대편(당연히 악이라고 묘사를 해야 하겠지만 따로 명칭이 나오지 않는다.)이 어떠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무려 5만년 동안이나 잠들어있었다는 내용이 함께 어울어지며 내용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지게 된다. 마치 테리 길리엄과 몬티 파이선의 이전 작품인 "몬티 파이선의 성배"나 "몬티 파이선의 삶의 의미", "몬티 파이선의 브라이언의 삶"과 같은 느낌을 지울수는 없다. 당연히 그 원인과 결과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될 수 없으니 그저 웃으며 넘어가야 하는 작품이다. 마치 역사의 한 순간이 논리적으로 명확한 인과관계로 이끌어낼 수 없는 상황과 똑같은 순간이다. 마치 1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이 된 "사라예보 총격 사건"에 의해 오스트리아의 황태자가 사망한 사건이 실제로는 운전 기사가 길을 몰라 해매다가 암살의 기회를 만들어주게 되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우연과 맥락을 같이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