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했지만 그동안 여러 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작년에 거의 쓰지 않았다 보니 글을 쓰는 것도 어색하더군요. 익숙해 질 때까지 단편적인 글만 쓰기로 했습니다. 정신 없던 일도 정리가 되었고, 다음 학기 수업준비와 제가 글로 작업하는 일들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감각도 많이 올라왔고요. 그래서, 이제 연재를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연재를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멈춘 시리즈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로 시작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그 시리즈들에 써놓은 글들이 지금의 저와 맞지 않아서 어디에서, 어떻게 재개해야 할 지를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 정리해 보고 싶은 시리즈들이지만 방향성에서는 생각이 달라져서 고민 중입니다.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 시리즈 연재 모드는 제게 가장 중요한 주제로 잡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미 같은 제목으로 시리즈를 2년 전에 마무리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발행한 글들을 다시 읽어 보니 너무 장황하더라고요. 제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을 쏟아내듯이 썼다보니 감정적인 부분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조금 더 압축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핵심적인 부분들을 정리해서 담담하게 쓰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1차적으로 정리한 게 지금 이 시리즈의 목차이고, 이 목차를 엄청나게 늘릴 생각은 없습니다.
개신교 신자로서의 정체성은 제가 사는 이유 그 자체입니다. 저는 개신교 신자가 아니었다면 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거에요.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행복, 기쁨과 즐거움들이 있지만 그걸 누리기 위해 느끼는 고통과 감당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저는 차갑고 이성적이게만 생각하면 세상을 떠나는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고, 그 생각이 달라진 결정적인 지점은 개신교입니다.
정말 싫어하는,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싫어하는 표현인 '모태'신앙으로 분류되는 개신교와의 첫 접점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만, 그냥 그렇게 개신교 신자로 계속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이게 맞는 것일까 싶어서 학부시절에는 다른 종교들을 들여다 본 적도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만 했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어두운 터널을 10년 넘게 지나는 과정에서는 신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던 진지한 무신론자로 일주일 정도 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철저히 개신교 신자로 '남은' 사람입니다.
스스로를 '기독교'가 아닌 '개신교' 신자라고 부르는 것도, 모태신앙이라는 표현이 잘못되었고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 시리즈에서 풀어낼 예정입니다.
이 시리즈를 분노와 증오의 마음으로 쓸 생각, 없습니다. 제가 개신교 신자가 아니라면 굳이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사랑하는 마음으로, 울부짖는 마음으로 글을 한땀한땀 써내려 갈 예정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보다 개신교와 개신교 교회를 증오하시는 분들의 반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제가 사랑하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서, 상처 받고 교회를 떠나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시리즈를 연재할 생각입니다.
종교가 다르신 분들도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개신교 신자이신 분들은 열린 마음으로 읽고 함께 생각과 고민을 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시리즈를 써내려 갈 때도 구독자를 잃을 각오를 하고 시작했고,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를 다시 써내려 가는 것은 계속해서 개신교 교회들에서 들려오는 여러 이야기들이 이 땅에서 하나님과 예수님의 이름을 짓밟히게 만드는 것에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개신교 신자로서 들은 가장 큰 칭찬은 무교인 형이 '다른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랑은 기독교에 대해 얘기를 할 수가 없는데 너랑은 그게 가능해서 좋아'였습니다. 이 시리즈를 읽었다고 해서 누군가가 드라마틱하게 개종을 할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제가 쓴 글들이 곧바로 열매를 맺으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저 씨앗을 뿌리는 자일 뿐이고, 열매는 다른 곳에서 맺으시고 다른 분들이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그저 그 과정에서 제 글이 의미가 없지만 않기를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