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한 달간 리모트 워킹을 하다
트립그리다(https://www.tripgrida.com)는 2017년 5월 한 달간 제주에서 리모트 워킹을 실험했습니다. 다행히 제주창조혁신센터에서 진행하는 제주 한 달 체류 프로그램 "제주다움"(https://ccei.creativekorea.or.kr/jeju/) 에 선발되어 숙박과 사무 공간을 제공받아 부담을 줄일 수 있었어요. 물론 식비는.. 자비입니다. 저는 참고로 식비는 술값 때문에 아주.. 어마어마하게.. (--;)
비록 한라산은 못 올라갔지만 한라산을 많이 마셨습니다. 분위기에 취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었어요...(...)
술 얘기는 그만하고.. 지금부터 저의 제주에서의 한 달간의 기록을 정리해 보도록 할게요.
8일 오티가 있었지만 제주에 거주 중인 친구를 이틀 먼저 만나 제주 한 바퀴를 돌았어요. 물론 차 타고요. 제주 넓어요 차 없으면 힘들어요..
예비군에서나 하는 사격을 35,000원을 주고 해봤어요... 하아..저는 민방위라 앞으로 총 쏠려면 돈주고 쏴야해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총을 쏠 일은 없길 바래요. 저는 평화를 원하거든요. 피스
첫날은 술로 달렸네요.. 제주 한림에 있는 청춘 회관이란 곳에서 감바스 시켜 먹었는데 기억이 없네요..
마라도에서 짜장면도 먹었고요..
제주 사위 친구의 도움으로 알게 된 어진이네 가서 물회도 먹었어요
모든 게 그렇듯 처음은 낯설기 마련이지요. 저도 그랬고요. 물론 그 낯섦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설렘이 되곤 해요. 그날처럼요.
이번 체류 프로그램의 신의 한 수는 숙소였던 간드락 게스트하우스와 사장님 부부 그리고 마녀님이라고 불리는 스태프 분인 거 같아요. 역시 환경적인 요인보다 사람이 중요한 거 같아요. 숙소와 센터와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었지만 물리적인 거리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극복이 되었어요.
물리적인 거리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
좋은 공기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걸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한 달간 근무하게 될 사무 스페이스예요. 이름이 체류존이라고 해요. 나중에 보니깐 표류존인 거 같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J-space라는 워킹 스페이스가 문만 열면 바로 옆에 있어요. 커피도 무료로 마실 수 있어요. 제 망원동 스벅 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어요. 근데 사람이 많이 없네요.. 북적북적한 코워킹 스페이스를 기대했지만 여유롭게 큰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로 만족해요.
면식 수행을 시작했어요. 면은 다 먹고 갈려고요. 저는 면성애자예요. 다 먹을 거에요. 정말요.
제주시청 근처에 있는 냉면 맛집이라네요. 한번 들려보세요
제주도 물가는 비쌌어요. 그래서 식비에 대한 부담이 생겨 저렴한 식당을 찾아보았어요. 숙소 근처 3,900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전주콩나물국밥 집을 발견했어요. 행복했어요.(근데 첫날만 계란이 나왔고 다음날부턴 계란 파동 때문인지 나오지 않았어요. 서운했어요.)
1일 1컷 프로젝트
제주에서 한 달이란 주제로 1일 1 사진(필름) 찍어서 나중에 한꺼번에 인화해서 일기로 올릴 예정이에요.( 디지털에 길들여진 저로선 하루에 한컷은 인내심을 실험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였어요. 하지만 실패했어요..ㅠㅠ 하루 동안 디카처럼 사용하다 필름을 다 썼거든요. )
뺨이 스튜디오
숙소에서 같은 층을 쓰시는 뺨이 스튜디오의 김현영 대표님께서 작업 중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어요. 좋은 아이템은 다른 분들께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 저는 제가 연결된 다른 분들에게 상품들을 소개해 주었어요.
아마존 크레딧 발급
제주 오기 전에 운영되는 서버가 중단된 경험이 있어서 서버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저희가 다행히도 Fbstart라는 페이스북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크레딧이 생겼어요. 해당일에 AWS 크레딧 5,000달러가 승인이 되었고 서버 셋팅을 진행했어요.
여전히 조용했어요.. 북적북적 원해요. 어서 오세요.
처음으로 체류존을 벗어나 창가 쪽 자리에 앉아 봤어요. 사무실이 따로 없는 저는 주로 동네 카페에서 홀로 작업을 해서 인지 사무공간에 있을 때 보다 안정감 있고 좋았어요. 창가 쪽 자리는 집중하기에 참 좋은 자리인 거 같아요.
센터에서 잠시 일을 하고 제주에 왔으니 어디라도 가보고 싶은 마음에 한번 야외로 이동해 보았어요. 애월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이라는 전망 좋은 카페를 알게 되었어요. 바다를 보며 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좋은 장소를 찾은 거 같아요.
곽지과물 해변으로 이동하여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렇게 함께 추억을 공유하며 친해지는 계기가 된 거 같아요.
새별오름에 도전해봤어요. 분명 오름은 보기와 다르게 경사가 높지 않다고 누군가 이야기했는데. 사실이 아니었음을 중간쯤 깨달았어요. 남이 흘러 이야기하는 말은 함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음주 후 다음날엔 절대 올라가면 안 될 거 같아요. 토해요. 진짜..
업무를 하며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제주의 삶은 굉장히 풍요로운 거 같아요.
대한민국 어디까지 가봤니 앱스토어 1위 기염
잠깐 자랑 좀 할게요. 이날 저희가 버티컬 앱으로 만든 가본 여행지에 색을 칠해주는 앱인 “대한민국 어디까지 가봤니?(Visited korea map)” 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여행 부분 1위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앱스토어에서 1위 한 앱 만든 업체가 되었어요. (캡처는 2위로 떨어질 때 찍은 거네요.)
우리 이제 앱스토어 1위 한 앱 만든 회사예요. 만세!
제주시내 필름을 파는 곳을 찾다 센터 바로 건너편 사진관에서 필름을 파는 걸 알게 됐어요. 드디어 필름을 구했어요. 1일 1컷이 시작되는 날이에요.
처음으로 개인 사물함과 지급받은 개인 모니터를 사용했어요.
저녁은 룸메이트였던 진우씨가 업무차 부산으로 떠나기 전 2층을 함께 사용하는 인원끼리 저녁을 함께 했어요. 사람 사는 느낌 물씬.. 이제 저는 4인실에서 혼자 생활을 하게 됐어요..
아침을 해주셨어요. 일정의 일부분이라고 해요. 맛있었어요.
4.3 역사 기행 - 3.1의 길을 걷다
제주 도민, 역사연구원 님들 꼽사리 껴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함께 4.3 역사 탐방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함덕의 아름다움 뒤편에 감추어진 제주의 슬픈 역사의 현장과 마주쳤던 무거운 자리였어요.
제주의 아픔을 상기시키는 시를 직접 낭송할 영광도 가졌어요
제주에서의 즐거운 생활/여행도 중요하지만 제주의 아픈 역사도 알아보고 먼저 도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로 지내길 바라봤어요.
날이 좋은 어느날. 내 마음도 덩달아 들뜨네요.
동문시장은 참 좋아요. 사람 사는 느낌이 물씬 풍겨요. 뒷다리 고기가 1킬로에 3900원이란 사실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행복했어요.
바다가 가까이에 있어요. 날도 좋고, 푸른 바다색도 너무 이뻐요. 제주에 오길 잘 한 거 같아요.
제주 면식 수행의 절정이었던 고기국수 시식을 가져보았어요. 그는 좋은 국수였어요.
동네 투어 하다 일할 카페 찾아봐야겠어요. 하지만 결국 칠성동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게 되었어요. 저의 작업실이 망원동 스타벅스라서 낯설진 않았어요. 이곳 스타벅스도 나쁘지 않아 보였어요.
오늘은 철저히 혼자가 되어 보았어요. 혼밥 하러 근처 해바라기 라는 식당을 찾았어요. 기본이 매운맛 이더라고요. 매운 거 싫은 분들은 안 매운맛 달라하세요.
제주생활의 좋은 점은 하루 11시간 개발만 하던 저에게 잠시 코딩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주었어요. 하루 코딩 수가 줄었어요.
그런 저에게 다자요의 남성준 대표님께서 모니터를 하나 주셨어요. 제주 내려온 후 코딩 한 줄을 제대로 못 짜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쓰시던 모니터를 저에게 기증해 주셨어요. 감사했습니다. 제주는 참 좋은 기운이 있는 곳 같아요. 좋은 분들께서 도움을 많이 주시네요.
트리플 모니터를 세팅하여 봤어요. 뽀대가 나요. 이제 개발자 자리 같네요.
점심은 주로 광양이조찌게집과 옛날장터에서 먹었어요. 물론 다양한 곳들이 많지만 여기저기 고르기 귀찮으면 이곳을 찾았어요. 재료가 신선하니 기본적으로 맛들이 좋았어요.
센터 10층에 갈 기회가 생겼어요. J-space의 혜룡씨가 답답해하는 우리들을 전망 좋은 10층으로 인도해 주셨어요. 그녀의 마법 같은 손가락 지문으로 그곳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한라산이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에요. 담배를 안 펴서 자주 가진 못할 거 같지만..(물론 저 혼자는 못 가요. 그녀의 손가락이 필요해요.)
저녁엔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자매국수를 먹었어요. 이로서 제주에서의 면식 수행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면을 참 좋아한답니다.
개발자다 보니 남자들하고만 작업을 했는데 여기에 와도 남자들 뿐이에요. 내 운명이겠거니 생각해요.
오늘은 자주 가던 이조찌게집 바로 옆인 옛날장터를 들렸어요.. 김치찌개를 먹었어요. 특이한 점은 사이드 메뉴가 숭어 조림이 나왔어요. 주객이 전도되었다 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역시 제주예요. 신선한 해산물들이 많아서 너무 좋아요.
오늘은 야근을 좀 해볼 거예요. 사실 모니터 하나 생긴 기념으로 각 모니터마다 바탕화면을 만들어 봤어요. 전 디자인도 하거든요. 필요하면 만들자 라는 게 신념이라 그냥 만들어 봤어요.
이쁘죠? 히히
지난주 경과보고를 했어요. 그리고 인터뷰도 했어요. 아직도 어색하네요.
J-space 명당자리예요.
저녁에 급 돼지고기 파티를 했어요.. 게스트하우스 생활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싶어요. 즐거운 분들을 만나서 좋아요.
돼지 껍데기를 그냥 주셨다고 하네요.. 이건 앞으로 제가 만들어 먹을 거예요. 껍데기는 저 주세요 이제.
오늘은 서울에서 오시는 귀하신 분(어마어마 하신 Platfarm의 이효섭 대표님)을 만나 점심을 함께 했어요. 마쇼에서 점심을 사주시길래 고맙다고 얻어먹고 왔어요. 서울 가면 제가 사야 겠어요.
제주 패스 윤형준 대표님 초대로 제주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했어요. 4차 산업에 대한 기대와 준비가 빨리 진행되는 듯해 보였어요. 스타트업들끼리 연합하여 목소리를 키우자라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저희도 힘이 될 수 있도록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분에 신문에도 나오게 되었어요... 하아..
http://jeju.news1.kr/news/articleView.html?idxno=16485
벽에다 제주 시청 근처 음식점과 카페들을 정리할 지도를 그려봤어요. 지도 서비스를 만드는 업체 대표의 클라스가 느껴지시나요? 하나씩 채워 나갈 거예요. 물론 트립그리다에도 연동이 될 것이고 만들고자 하는 챗봇에도 연동이 될 거예요. 저는 쓸데없는 짓은 잘 안 해요. 다 쓸모가 있어요.
지난번에 받은 돼지껍데기를 이용해서 무침을 해봤어요. 신메뉴를 만들었어요. 다들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했어요. 이렇게 한 끼를 해결했어요.
자비로 재료를 구매했어요. 바라는 건 없어요. 그냥 우리끼리 오순도순 식사 한번 하는 게 좋았거든요.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면 삶기 실패해서 아쉽지만. 배는 채웠으니 만족해요.
해 먹으면 식비를 줄일 수 있어요. 아끼세요. 대신 설거지는 깔끔하게 해주세요. 지킬 건 지키면서 하셔야 해요. 나 혼자만 쓰는 곳이 아닌 우리 모두가 사용해야 하는 곳이니깐요.
간드락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취미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취미가 너무 간지나셔요. 덕분에 뚜벅이 여행이었으면 못 가볼 다랑쉬 오름도 가보고 드론 촬영도 해보고 좋은 시간을 함께 했어요. 감사합니다.
울면서 먹었어요. 회국수.. 접시 씹어 먹을 뻔 했어요. 최고였어요. 저는 면을 사랑해요.
오늘은 한량처럼 지냈어요. 이런 여유도 조금씩은 있어줘야 업무에 지친 육체가 조금이라도 충전이 되지 않을까요. 혜룡씨 덕분에 좋은 장소를 많이 알게 되는 거 같아요. 고마웠어요.
임경희 감독님 수상 축하드려요. 임경희 선임님 작품인 “난 잎으로 칼을 얻다” 가 제8회 부산 평화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드넓은 푸른 공감상” 과 “도란도란 관객상”을 수상 했어요.
오늘은 한량처럼 지내고 싶었어요. 사실 한량 같지만 건축 디자인을 심도 있게 관찰했어요. 메타플랜의 전용포 대표님과 임팩시스의 김혜지 대리와 J-Space의 고혜영 님과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프로필 사진을 하나 건졌어요. 멍청해 보인다고 하시던데. 괜찮아요 저 원래 멍청해요^^;
기분이 좋았어요. 꽃도 이뻤어요.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을 바라보는 마음이 아름다워서라고 해요. 저 날은 제 마음도 아름다웠나 봐요. 꾸미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좋아요.
저녁엔 남은 돼지껍데기 무침을 했어요. 저는 요리사가 아니에요. 개발자예요.
골뱅이 초무침과 소면으로 사이드를 만들었어요. 돼지 껍데기로는 양이 적을 거 같았거든요.
팀장님과도 함께 했어요. 저희들은 항상 제주다움을 실천하고 있어요.
"런치 합시다"
“런치 합시다”라는 행사에 참여했어요. 멘토분들을 통해 서비스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어요. 평소 이런 만남 기회가 많지 않던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좋은 자리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농업의 미래를 묻다 - 무릉외갓집
행사가 끝나고 함께 체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플레이오토의 현지 기업 미팅을 따라갔어요. 물론 무작정 따라간 건 아니에요. 그렇게 무릉외갓집이라는 곳을 찾아가게 되었어요. 플레이오토 부장님과의 인터뷰를 옆에서 들으면서 농가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고 저희 서비스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을까 고민도 해보았어요.
제주를 그리다 - 수월봉, 오설록, 황금보리밭
날이 좋았다. 따스한 햇살이 스치듯 이마에 닿았던 그 날이 떠올랐다. 그리움이었다.
다시금 상기시키게 되네요. 꽃이 아름다운 건 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아름 다워서라고 해요. 오늘도 내 마음은 하염없이 푸르른 하늘과 같았고 꽃들처럼 아름다웠어요.
하늘은 맑았어요. 5월의 제주는 항상 푸르렀던 거 같아요.
저녁은 동문시장에서 장을 보고 해물라면을 해 먹어봤어요. 저의 버킷이었던 보말로 국수 만들기는 실패했어요. 보말 손질하는 건 고수들만 가능한 기술인 거 같아요.
그리고 숙소에 빔 프로젝트가 있어서 모두 모여 영화도 함께 봤어요. 간드락 게스트가 숙소라는 건 이번 프로그램의 신의 한 수임이 분명해요.
오늘은 독서를 해봤어요.
내 언어의 온도는 몇 도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나도 모르게 흘린 말 한마디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 않았는지 되짚어 봤어요.
뜨거웠던 나의 온도를 이제는 조금 식혀야겠어요.
매일 술만 마시는 것처럼 비칠지 모르겠지만. 그렇진 않아요. 자기 전에 맥주 한 캔 정도는 마시는 거 같긴 하지만.. 하나 전날에 좀 무리한 듯해요.
숙취가 안 깨요. 상쾌환을 사 먹어봤지만 소용이 없어요. 산책을 해볼까 하고 센터 밖으로 나왔어요. 센터 근처에 있는 제주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삼성혈에 다녀왔어요.
평상에서 잠시 감상을 하고 누워있다가 쫓겨났어요. 문화재에 대한 예의를 지켰어야 했는데 기본을 망각했던 거 같아요.
마지막 최종 발표를 했어요. 정들었는지 눈물이 나올 뻔했지만 텍스트만 지워 달라는 걸 PPT 두장을 지워주신 임팩시스의 김혜지 대리님 덕분에 앞서 발표할 함께한 추억들에 대한 내용들을 빼놓고 기능 발표만 했어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추억을 함께 공유할 사람들을 만난다는 거예요. 이번 체험으로 소중한 인연들을 함께 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좋은 추억 함께 만들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모두 그리울 거예요.
마지막 날 리모트 워킹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어떤 계기로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으며 제주에서 체류하며 리모트 워킹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이야기드렸어요. 메탈플랜의 전용포 대표님과 제주대 건축학과 학생들의 미팅이 끝나고 함께 식사를 했어요. 오랜만에 대학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어요. 멘토링이라는 의미로 접근한 건 아니지만 그들의 고민이 그때 나와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곱씹게 되는 시간들이었어요.
저는 항상 어느 한 사람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나의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긍정이 될 수도 부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노력했어요. 특히나 이날 처럼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겐 더더욱 신경이 쓰여요. 어찌되었든 인생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거에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고만 하세요.
한 달 내내 먹고 놀기만 한 거 같지만 아닙니다.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 합니다.
한 달간의 작업 일지를 확인해 보세요.
https://brunch.co.kr/@pilsogood/7/
나는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한 건가요. 서울 온 지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첫날 두 눈에서 별이 보인다며 어려졌다고 칭찬하셨던 분들이 계셨었는데.. 이제는 다시 늙었다는 말을 들어요. 한 달 전으로 돌아갔나 봐요. 슬프네요.
하루 길게는 11시간 동네 카페에서 매일 같은 자리에서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강박에 사로 잡혀 어떤식으로든 작업을 이어 나갔습니다. 지치지 않을려고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그런 순간 순간들이 쌓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반복되는 삶에 지칠 때 쯤 제주에 오게 되었습니다.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하나 둘 열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는 저에게 다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11월까지 매달 모집합니다. 신청하세요 여러분.
https://ccei.creativekorea.or.kr/jeju/
제주 빠잉, 추억 빠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