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7일, 핌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방향성을 구체화하기 위해 4명의 팀원이서 스프린트 미팅을 진행했다. 항목은 총 여섯 가지.
1. Our Future
2. What-How-Why
3. Brand Identity
4. Core Customer
5. Brand Image
6. Competitor Map
각 항목별로 고민할 시간을 정해두고, 큰 보드에 모두의 의견을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해 나갔다.
1. Our Future
가장 첫 번째 항목, 우리의 5년 후부터 20년 후까지를 구체화해 보았다. 당장은 임보플랫폼을 만들고, 반려동물과 관련된 물품을 판매하고, 투자금 확보 및 브랜드 콘셉트를 공고히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
팀원들 각자 떠올려본 핌피의 5년, 10년, 15년, 20년 후는 조금씩 달랐지만 큰 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정적인 매출을 먼저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동물권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
2. What-How-Why
두 번째,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이 부분에서는 각자의 의견이 분분해서 최종적으로 정리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유기동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고, 이것을 임보의 확산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며, 임보를 중심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임을 확인했다.
what : 유기동물을 행복하게 하는 것
how : 임보의 대중화로 입양률을 높여서
why : 가장 즉각적이고 현실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기에!
3. Brand Identity
세 번째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각자 생각한 핌피의 이미지를 다섯 가지 정도씩 적어 보드에 붙인 다음, 중복으로 투표하는 방식을 통해 좁혀 나갔다. 최종적으로 남은 세 가지는 신뢰할 수 있는 / 사랑스러운 / 사용하기 쉬운 이였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가치가 '신뢰할 수 있는'이라는 점은 모두가 동의했지만 2위와 3위의 경쟁이 2:2로 좁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기획자와 마케터는 '사랑스러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사용하기 쉬운'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
이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대표가 최종 선택을 해야 하므로, 기획자인 나의 뜻에 따라 2위는 '사랑스러운'으로 정해졌다. 이로써 유기동물의 생명을 구하는 핌피바이러스는 믿을 수 있고, 사랑스럽고,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브랜드여야 한다.
4. Core Customer
네 번째 항목은 우리의 핵심 타깃 고객. 아무래도 유기동물 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은 2030 여성(팀원 전원이 속해있기도 한)을 첫 번째 타깃으로 정했다. 첫 번째 타깃이 동물을 좋아하며 트렌디하고 힙한 MZ 세대라면 두 번째 타깃은 실제로 유기동물 관련 판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사실 이 둘 외에 또 어떤 타깃을 잡아야 할지 쉽게 떠오르지 않아서, 마지막 세 번째 고객은 비교적 범위를 넓게 잡아보았다.
5. Brand Image
핌피의 브랜드 이미지는 어디쯤에 있는지 정해 보는 단계. 기존 항목들을 우리 업종에 맞추어 조금씩 변형하였고, 각자 본인이 생각하는 눈금에 표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우리의 네 가지 기준은 아래와 같다.
친절하고 쉬운 vs 전문적이고 세련된
어리고 혁신적인 vs 성숙하고 고전적인
장난스러운 vs 진지한
대중적인 vs 엘리트적인
각자의 의견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논의 및 대표의 선택을 거쳐, 핌피는 '친절하고 친근하고 혁신적이고 대중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추구하기로 정해졌다. 세 번째 기준인 '장난스러운과 '진지한' 중 한 가지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핌피 자체의 이미지는 밝아야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장난스러워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정확히 그 중간 지점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6. Competitor Map
마지막 단계는 경쟁자 지도에서 우리 위치 찾아보기. 우선 가로 획을 영리와 비영리, 세로획을 친근 한과 진지한으로 나누고 경쟁업체가 될 수 있는 곳들을 분류해 보았다. (브랜드는 모자이크 처리) 사실 임보 전문 플랫폼은 현재 존재하지 않고, 유기동물 관련 분야는 일반적인 사업처럼 어떠한 매출이 일어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히 경쟁업체라고 보기 어렵지만 일단 유기동물 및 반려동물 관련해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 및 단체 등을 표시했다.
고민 끝에 우리가 정한 핌피의 위치는 왼쪽 상단 끝, 그러니까 영리와 친근함의 끝판왕이었는데 이렇게 설정한 이유는 '핌피바이러스'라는 이름답게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가야 하고, 좋은 일을 하며 돈도 많이 벌고 싶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첫 브랜드 스프린트를 마무리했다. 막연하게 떠다니던 아이디어들을 정제된 단어와 문장으로 정리하고, 팀원들이 모두 같은 그림을 그리며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거의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니 음 잘하고 있군- 싶은 것도 있고 아 이건 수정해야겠다- 싶은 것도 있다. 확실히 주기적으로 팀원들과 브랜드 스프린트를 진행해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동기화하는 일이 업무의 효율화, 그리고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 같다.
@핌피바이러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