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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마음 심보 다루기

우리는 죽는 날까지 토끼와 거북이 신세

by 해요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꼽으라면 그건 뭐가 될까?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재능을 타고난다고 한다.


실은 나도 아직 그 꽁꽁 숨겨진 '나만의 재능'이란 녀석의 실체를 모르고 있지만

만인의 인정을 받든, 혼자만 알고 있든 혹은 자신조차 인지를 못하든

누구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품은 원석으로 태어난다는 사실은

언제 들어도 가슴을 뛰게 만든다.



주변의 사람들과 내가 처한 환경에서 부대끼면서

내 방식, 내 기호만 고집할 수는 없는 법.



결국은 여러 이유로 세상의 대중적인 잣대에 나를 끼워 맞추고 깎고 제련해 가며

무수한 가공의 과정의 거치는 것이 숙명이라 하겠다.









인생은 일직선상의 100m 달리기가 아니라지만

단시간 내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아야 살아남는 시대를 살다 보니

우리는 목전에 놓인 공동의 목표를 두고 달리기 시합을 벌이는

토끼와 거북이 신세로 매번 전락하고 만다.



나보다 더 잘 해내면 어쩌지?
다들 왜 이렇게 악착같을까?


이대로 경쟁에서 밀리는 건 아닐까?
나는 이대로 괜찮을까?
어떻게 해야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도 없는 자문자답의 릴레이.


아직 인생 반백년도 안 살아본 새파란 중년이지만

자연의 순환 구조와 인간의 운명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적잖이 놀랐던 점이 하나 있다.


흔히들 좋은 운이 오면 귀인의 도움을 받아 승승장구하고

재물복도 트이고 삶의 만족도도 덩달아 껑충 뛴다고 생각한다.

알고 보니 좋은 운이라는 건 나무 밑에서 가만히 입 벌리고 있으면

잘 익은 홍시가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결과에 상관없이 열정을 다하고

어떤 고난이 오더라도 극복하겠다는 간절한 마음가짐과 함께

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꾸준히 정진하는 그 시기야말로

좋은 운이요, 내 운명을 잘 사용하고 있는 상태임을 방증한다.



너무 바삐 일하느라 건강도 잃고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돈은 꽤 벌었다고 한다면


재물복이 좋은 시기를 좋은 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이 시기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어쨌든 돈을 벌었으니 좋은 운이라 해야 할까,

더 큰 것을 잃었으니 그리 좋지 않은 운이라 해야 할까.



세상 모든 일에 있어

이분법적인 판단이 가장 어리석다 생각하기에

이런 질문 조차도 참 어리석게 느껴진다.








개나 말 같은 동물만 길들여야 하는 게 아니다.


결국 우리의 마음 심보를 길들이는 것이

우리 인생의 과제라는 것을 느지막이 깨달았다.


내 안의 나이테가 탐욕과 아집으로 사납게 새겨지는 일이 없도록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 마음 심보를 곱게 쓰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내 앞의 토끼를 의식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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