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아이에게 남기는 마음의 편지

by 보나





원더야.


엄마가 너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남겨본다.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은

삶은 투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

매 순간 진심을 다해 살되

너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는 삶을

살지는 말았으면 해.


엄마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일단 쓸모가 있어야 하고

인생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어.


항상 외부에서 답을 찾으려다 보니

내 안에 숨겨진 보물의 존재를

까맣게 몰랐고


우리 모두가

근원의 사랑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어.


우리가 결핍감을 느끼는 모든 문제의

원인도 해결책도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다 찾을 수 있는 거였는데 말이야.


처음엔 막연한 낙관론이라고 느끼면서

의심하고 반감을 가졌던 표현들인데,


이제 와서 보니

엄마가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라

그랬던 거더라고...


몸으로 부딪히고 부서지는 경험을 하고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경험까지 하고서야

이 모든 과정이


나를 받아들이기 위한,

나를 사랑하기 위한,

나와 소통하기 위한 수행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어.


다른 누군가도 아닌

다른 어디에도 아닌

우리 마음속에 무한한 우주가 있고

화수분 같은 사랑과 빛이 있음을

너에게 알려줄 수 있어

엄마는 매일매일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네가 조금 더 커서 들으면

이 무슨 진부하고 현학적인 표현인가 싶겠지만


우리가 육체에 한계를 두고

마음을 그 안에 가둘 때,


모든 것에 있어 시시비비를 가리며

머리만 키웠을 때

불러오는 참화를 생각하면


너에게 물려줄 정신적 유산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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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는

사람은 모름지기

하루를 살더라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굳게 믿었었는데


다른 세계를 막상 경험하고 보니

'내 식견이 참 얄팍했구나...'

머리를 크게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떨떨하더라.




단 하루를 살더라도

진정으로 마음의 평화에 당도할 수 있고,

스쳐가는 인연까지도

나의 거울임을 아는 것.


이거 하나만 알고 가도

아주 알찬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엄마는 이제 더 바랄 게 없다.



일상에서 계속 부딪히고

속을 끓이는 일들이 생겨나겠지만

그 어떤 상황과 조건 속에서도

너를 사랑할 자신이 이제는 생겼어.


엄마는 고작

허용의 단계에 들어왔을 뿐

앞으로는 적극적인 수용의 단계로 나아가려 해.



그리 쉽진 않겠지만

꼭 해야 할 일,

꼭 걸어가야 할 길이지.



고맙다 원더야.

다 네 덕분이야.


엄마의 고단한 삶에

네 존재가 고단함만 더해주는 것만 같다

느끼던 시기도 잠깐 있었는데


엄마의 거울이 되어서

엄마를 본성을 알아차리게 해주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맙다.


이래서 네가

엄마의 선생님이라고 하는 거야^^


사랑해 우리 원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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