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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pine Nov 05. 2020

이것이 아담 맥케이다.

영화 <바이스>




작 ‘빅쇼트’에서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전 세계 금융위기를 소재로 자본에 눈이 먼 금융 회사들에게 신랄한 비판의 화살을 쏘아댔던 아담 맥케이가 이번에는 기득권과 권력 쟁취에 혈안이 된 미국 공화당의 정치인들에게로 활이 아닌 총을 겨눴다. 특정 인물과 정당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그것보다 더욱 강력하다.


빅쇼트’에서와 마찬가지로 나레이션과 독특한 편집 방식을 통해 다큐멘터리라는 표피를 씌웠는데, 이는 각본가이자 연출자로 참여한 아담 맥케이의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의 비판은 단지 특정 정당, 정치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쿠키영상을 통해 총구를 관객 쪽으로 돌리며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악순환의 반복을 끊어내기 위해 주권자인 너네가 해야 할 역할이 뭔지 알지? 잘해!


그래서 이 영화는 처음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감독의 생각을 선전하는 프로파간다이다. 낚시가 유일한 취미였던 딕 체니가 권력을 낚으려 했던 것처럼 감독 그 또한 한 명의 낚시꾼으로서 관객의 생각을 낚으려 한다.


크리스찬 베일의 몸매 변신을 보는 것은 항상 즐겁다.


2시간이 넘는 이 작품이 온전히 다큐멘터리이자 정치선전물로서 지루하거나 따분하지는 않다. 오히려 상업 영화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준비해놨다. 특히나 도널드 럼스펠드로 분한 스티븐 카렐의 거친 입담과 욕설은 그 찰짐에 있어 김수미 배우님과도 어깨를 견줄만하다. 그를 필두로 추악하고 조악한 정치인들의 모습을 통해 끊임없이 관객들로 하여금 헛헛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오로지 결승선을 향해서만 달리는 경주마처럼, 독하리만큼 기득권 쟁취에만 온 신경을 쏟는 태평양 건너에 있는 정치인들을 보자니 실소가 터져 나오고 조소를 날려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감독은 전쟁터로 내몰린 미국의 젊은이들과 그에 희생 당하는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을 통해 전쟁의 참상도 함께 보여준다. 입꼬리를 올리고 쉬이 가볍게 만은 볼 수 없는 영화로 만들어간다. 특히 조지.W.부시의 기자회견 장면과 식탁 아래로 몸을 숨긴 이라크의 한 가족을 교차편집하여 보여줬던 장면은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자아낸다. 반면, 전쟁과 테러가 빚어낸 비극을 특정 정치인들을 비판하기 위한 소재로만 소모하고 이용하는 것에는 불편함을 숨길 수 없기도 하다. 감독의 극단적이고도 감정적인, 이런 방식의 메시지 전달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능한 부시 대통령의 모습을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


교양 다큐멘터리와 완전한 극영화 사이 어디쯤 이 영화는 존재한다. 간혹 감독의 감정적인 흥분이 관객석까지 느껴지고, 자신이 진리를 알고 있는 절대자가 되어 관객들을 계몽시키려는 의도가 불쑥 나와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영화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영화이다.



<바이스(Vic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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