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껍데기
신발을 신지 않은 발이 베란다 타일에 닿자 온 몸에 소름이 오른다.
달이 보였다.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밖은 말을 내뱉으면 결정처럼 얼어붙을 만큼 공기가 차가웠다.
달을 에워싼 건물들에는 드문드문 불이 켜져 있었다.
한숨을 쉬고 깊게 들이마신다.
밤을 가득 담은 싱싱한 공기는 폐를 통해 온 몸의 감각을 깨운다.
나는 살아 있다
그리고 느껴야 한다고 믿는다.
달은 말이 없다.
나도 말이 없다.
야옹거리는 소리가 골목을 울린다.
달을 보는 이는 나만이 아닌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