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by 분홍색가방
03118841.jpg?type=w150&udate=20151124


"나도 평생에 이런 여행 한 번 해보고 싶다.

나에게 있어 66번 국도는 어디일까?"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단 하나였다. SNS에서 사진으로 접한 그의 짧은 버스킹 강의 때문이었다. 솔직하게 자신이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를 이겨내려고 억지로 잘나 보이고 싶었다고 말하는 이 작가는 누구일까 싶었다. 궁금하다. 이 작가가 쓴 글. 그래서 찾아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230일 동안 미국 대륙 횡단 여행을 한 작가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서른", 현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치이는 나이가 아닐까 싶다. 직장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 결혼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미래를 봐야 할 시기다. 아직 스물 하나인 나에게 먼 일이라고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곧 서른이 되는 나의 첫째 언니의 말을 옮기자면 "지금 스물아홉에서 멈췄으면 좋겠다."라고 여행에서 말했었다. 그만큼 나이에 있어 앞자리 숫자가 바뀐다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변화를 의미한다. 0에서 1, 1에서 2까지는 설렘에 가득 차다. 2에서 3은 불안감과 아쉬움이, 3에서 4는 책임감이, 4에서 5, 5에서 6 점차 나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는 마음들이 들 것이다.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불안정한 변화의 시기는 2에서 3일 것이다. 그런 나이, 그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용기를 냈다.


"용기", 말은 쉽지만 실제로 전혀 쉽지 않은 마음이다. 대학교 2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는 나도, 벌써부터 취업 걱정에 자격증부터 영어점수, 인턴쉽, 대외활동, 학점을 기본으로 생각하며 사는 시대다. 마음을 놓기 무섭다. 그건 아마도 실패할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마음이 가득해서 쉽게 어떠한 것도 정하지 못하는 내가 스물 하나다. 근데 그는 서른의 나이, 회사에서 잘리고, 자신의 낭만을 찾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길을 66번 국도에서 찾으려 떠났다. 그는 230일 동안 혼자 미국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자유, 두려움, 설렘, 외로움, 감사, 따뜻함. 그 길을 떠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에 대해 알아왔다. 그것이 그가 여행에서 얻은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감정들, 많은 인연들, 그리고 많은 추억들. 떠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 그것들에 마음이 뺏겨 나 역시 정말 홀연히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보며 소파에 누워있던 나는 이 곳이 유럽이거나 미국일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은 없다. 원래부터 갑작스러운 변화나 여정을 두려워하는지라, 또 미래의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지금의 나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런 용기, 얻을 수 있을까? 평범한 소시민인 내가 그렇게 떠날 수 있을까? 그것은 의문투성이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미래의 내가 다녀온 곳들이 모두 나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길 바랄 뿐이다.


-


"책 속의 문구"를 발췌해본다.


p.45~46, 사막에서 멈춘 차

"그럼 당신도 내가 기다린 시간만큼 날 찾아 헤맨 건가요?"

내 물음은 애처로웠다.

"그렇죠. 어쩔 도리가 없잖아요. 내가 오지 않으면 당신이 곤란할 테고..."

그의 무성의한 대답에도 난 충분히 감동하고 있었다.

"정말 고마워요. 포기하지 않고 찾아와 줘서."

그는 이번에도 차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묵묵히 말했다.

"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사막 한가운데서 찾아내는 게 내 직업이니깐..."


황량한 사막은 그야말로 사람을 아무것도 아니게 한다.


p.66

"... 너무 걱정 마. 내가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너보다 높아졌다면, 넌 그들보다 더 넓어지고 있으니까."


p.177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p.181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요. 난 당신을 도울 수 있어 좋으니까."


p.195

"세상 모든 어머니가 낳은 자식들은 자라면서 어떤 식으로든 바보가 된다."


p.211

워런 버핏이 한 말을 떠올린다.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


p. 229

여행 중에 얻은 또 다른 휴가.

아무것도 보지 않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시간....

여행을 떠나오기 전 내가 좋아하는 안 선배가 해줬던 말처럼, 인생에서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진 걸 소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훌륭한 경험일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발췌한 부분은 이번 주 나에게 해줘야 할 말인 것 같아 좋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영화 '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