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모르고 지나쳤었던 앤의 말들, 지금에야 이해하게 된다."
빨강머리 앤은 내 기억 속보다 엄마의 기억 속에서 더 인상 깊은 애니메이션이다.
어린 시절, 분명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시던 엄마의 옆에서 따라서 본 적이 있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래서 사실 나에게는 그렇게 큰 감흥이 있는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차역 서점에서 짧은 시간 책을 한 번 펼쳐 본 순간, 사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 그게 나름 이 책과의 인연이었나 보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얼마 후 인터넷서점에서 주문을 했고, 마주한 책은 하나의 다이어리처럼 예뻤고,
내용 역시 더 예뻤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빨강머리 앤'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에게 의미가 있는 애니메이션이 되었다면,
과연 나와 이 책은 정말 잘 맞는 책이었다.
책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참 다른데, 나의 친한 친구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을 때, 노란색 색연필을 들었다.
좋은 에세이는 어떠한 책들보다 더 큰 울림을 주고 영감을 준다.
그래서 이 책 속 문구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P.23
누구에게나 '빨강머리'가 존재한다.
P.28
그럭저럭,
이 정도도,
나쁘지 않아......
P.30
아! 이렇게 좋은 날이 또 있을까.
이런 날에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지 않니?
이런 날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아직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불쌍해.
물론 그 사람들에게도 좋은 날이 닥쳐오긴 하겠지만.
그렇지만 오늘이라는 이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니까 말이야.
<빨강머리 앤> 중에서
P.45
꽃은 활짝 피기 전이, 꿀은 먹기 전이 가장 달콤하다.
P.51
H가 언젠가 지나가듯 말했었다.
행복은 지속적인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행복해지는 방법은 '큰 행복'이 아니라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것이라고.
P.81
신기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려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게 말이에요!
<빨강머리 앤> 중에서
P.86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는 말은, 같이 있음을 전제하기에 가능한 말이다.
P.113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 자체로 반짝인다.
P.120
네 낭만을 전부 포기하지는 말아라, 앤.
낭만은 좋은 거란다. 너무 많이는 말고, 앤.
조금은 간직해둬.
<빨강머리 앤> 중에서 매튜의 말.
P.140
내게 있어 여행이란 끝없이 집을 떠나는 일이 아니라,
끝없이 집으로 되돌아오는 일이다.
P.200
슬픔의 무게는 덜어내는 게 아니다.
흘러넘쳐야 비로소 줄기 시작한다.
그래야 친구들이 다가오고, 함께 슬퍼할 수 있다.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에야 슬픔은 끝난다.
P.276
나는 마음껏 기뻐하고 슬퍼할 거예요.
이런 날 보고 사람들은 감상적이라느니,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표현한다고 수군거리겠지만
나는 삶이 주는 기쁨과 슬픔, 그 모든 것을.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해도, 마음껏 느끼고 표현하고 싶어요.
P.323
미래에 대한 기대의 달콤함은 현실의 쓰디씀에 대한 인정과 감당 안에서 꽃피는 것이라고.
예쁜 말들로 인해, 정신없는 뉴스들 속에서 빠져나온 느낌이었다.
내가 책을 읽을 때, 좋은 것은 현실에서 잠깐 휴가를 나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값싸고 쉬운 짧은 나만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