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되게 피곤하더라니
강아지 산책을 하던 중, 문득 마음 한 구석에 친구에 대한 서운함이 튀어 오른다. 걔는 도대체 뭐야? 왜 나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거야? 어이없어. 근데 사실 내가 먼저 배려가 없었나? 아 송이 똥 싼다. 산이는 왜 풀을 뜯어먹는 거야? 갑자기 고양이 튀어나오는 거 아니야? 신전 로제떡볶이 먹고 싶다. 이렇게 하루를 흘려보내도 되는 건가? 계획 없이 목표 없이 살아도 되나? 인생은 뭘까,,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맨날 같은 장면을 보고 오매불망 산책하거나 밥 먹는 시간만 기다리는 강아지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는 걸까? 너무 슬퍼,, 너무 을씨년스러워,, 그래도 공기가 좋네,, 저녁 뭐 먹지,, 꽁치 김치찌개 끓여 먹어야지,, 커튼 주문해야 하는데,, 하기 싫다,, 하루종일 하는 것도 없는데 왜 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까? 성수기에는 그렇게 많은 일들을 쉴 틈 없이 해놓고,, 성수기에 100가지 일을 했다면 지금은 두세 가지 일만 하면 되는 건데 그것도 하기 싫어서 이렇게 미루고 또 미루고,, 엄마는 뭐 하고 있을까? 청국장 잘 먹었나? 열정의 총량이 있다면 나는 성수기 때 다 쓴 것 같은데, 그럼 이제 쉬어도 되는데 나는 왜 못 쉬고 있을까? 백수가 제일 바쁘다고, 사실 쉬는 것도 부지런해야 하는 건가 봐,, 늘어지게 자고, 먹고, 뒹구는데 왜 몸은 더 안 좋아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