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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인 Mar 11. 2020

[오늘의 기록]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다.

양말을 혼자 신는다는 사소한 기적.


생일을 이틀 앞둔 10일 정오,

참기 힘든 허리통증으로 방문한 병원에서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가끔 허리가 아프긴 했지만

파스 덕에 아픔이 오래가지 않았고

잠깐이지만 필라테스를 하며

자세교정도 되는듯 했는데.

나는 아직 30대 초반인데..


며칠 전만 해도

혼자 벌떡 일어나서

후다닥 씻고 옷 입고

빠른걸음으로 언덕을 내려가

덜컹이는 지하철을 탔던 나였는데.


지하철을 기다리다

우산을 떨어뜨렸는데 허리를 숙이지못해

요리조리 자세를 바꿔보다가

결국 무릎을 꿇고서야 떨어진 우산을

겨우 주울 수 있었다.


양말도 혼자 신지못하고,

검사를 위해 환자복으로 환복하는 일조차

버겁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


아무렇지 않았던 나의 일상이

사실은 아주 특별했고 감사한 일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뒤뚱뒤뚱 남들보다 한참 느린 걸음으로

허리가 덜 아프길 바라며

산책을 했던 오늘,

경쾌한 구두굽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지난주 내모습이 보였다.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씩씩하게 걸었는데.


아직 많이 아프고

일어서고 앉을때마다 쑤시지만

통증치료 열심히 받고

통증이 가라앉으면 운동해야지, 다짐해본다.


나는 아프지만

이번기회로 더 튼튼해질테니

약해지지도 울지도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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