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은, 개소리도 진심으로 만든다.

비상식적 행동의 원인 중 하나는 열등감

by 강산


어떤 집단은, 자신의 열등감을 타인에 대한 분노로 표현하는 것도 부족하여 자신보다 우등한 상대방을 제거하는 데 집중한다고 앞서 전술하였다. 이들은 자신이 더 나아지는 것을 선택하기보다 자신보다 열등하고 생각한 상대를 제거하는 데 집중한다. 그 이유는 자신보다 열등한 자가 우등한 성과를 냈을 때 자신은 그만큼의 성과를 낼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였다는 것, 그로서 열등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데 대한 분노다.

이런 열등감을 갖고 있는 자들이 상대를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그 이면에는 지독한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으니까 당연히 나보다 뭘 모르겠지.

나이가 좀 있는 여성들은 당연히 역사적으로 지능이 낮았으니까 저런 부류가 성과를 낼 리가 없어.

나보다 계급이 낮은데 제깟 게 감히 뭐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해?

내가 학벌이 낮은 걸 들키기 싫다. 난 학벌이 낮으니까, 사람들이 나를 무시할 거야. 그러니까 계급으로 찍소리도 못하게 눌러야 해.


자신의 기준에서 ‘별거 아닌 인간’이라고 봤던 상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무시했던 성별이거나 지위가 낮은 등의 이유로 무시했던 인간이 자신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나타냈을 때 그 분노는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위에서 예시로 들었듯, 편견으로 열등하다고 얕잡아본 상대의 성과에 더불어, 자신의 낮은 학벌이라는 자격지심이 불을 더 크게 지피는 것이다.


어떻게든 자신이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사실 늘 상당 부분 여의치 않다.) 상대를 ‘제거’ 해야 하는 것이다. 제거라는 것은 영화에서는 어떤 강력범죄의 결과로 나타나지만, 현실에서는 미세공격으로 나타난다. 현실적인 제거라는 것은 바로, 상대방이 스스로 무너지게 하는 것인데 그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그 방법이 상당히 다양하고 집단적이고 지능적이라는 것이다.


열등한 자들은 자신이 혼자서는 절대로 힘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을 아주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선동해서 모은다. 그리고 자신의 분노를 전염시킨다.


감히! 집안일하고 애만 키우던 여성이 역사적으로 우등했던 남성인 우리를 이런 식으로 무시해? 우리가 너희들을 위해 “배려”했는데? 가만히 있으면 안 돼! 이러다가는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우리를 공격할 거야! 불을 보듯 뻔해!

라며 불안을 부추기기도 한다.


때로는 감정에 호소하기도 한다.

그때도 자신들이 직접 전면전에 나서는 것은 누가 봐도 티가 나기 때문에 제삼자인 누군가를 매개로 삼는다. 그리고 그 제삼자는 자신들이 역사적으로 육아를 담당하던 어린 여성을 내세운다. 이렇게나 모성을 가진 여성이 괴로워하고 있다. 우리는 기득권이지만 엄마로서의 여성을 위해 이렇게나 선의를 가지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감히 이런 우리를 무시해? 이렇게나 배려하는데??

사람들에게 뿌리 깊이 박혀있는 인식과 편견을 이렇게 이용하면 그 누구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안다.


역겨울 정도로 비겁한 집단행동이다.

혼자 맞설 능력은 안 되니 집단으로 행동하고 집단으로 행동해도 아무도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 같으니, 여성의 모성을 매개로 이용하는 것.

열등감은 다양하다 못해 이렇게 비열한 방법으로까지 나타난다.

자신들이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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