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냉장고 앞에 서 있었던 것 같다.
왜 여기 서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무엇인가를 꺼내려했던 것 같은데ᆢ
"자네 무얼 찾는가?"
깜짝이야.
냉장고가 말을 하네.
"저ᆢ 사실 기억이 안 난다네. "
"허허ᆢ 술 좀 작작 마시게. 벌써 건망증이라니."
"아! 이제 기억이 났네. 소주를 꺼내려던 참이었네. 그런데 소주가 없군. 소주 사러 나가야겠네. "
"식탁 위에 있는 건 뭔가? 사람 참..."
난 식탁 위의 소주와 소주잔을 또 한참을 바라보았다.
끊을 때가 되었나...
일단 이것은 마시고 생각해봐야겠다.
ㅡ 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