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반 고흐의 그림 패러디
나이가 40이 넘어가자 예민해진 걸까.
아니면 옛 미국 영화 왓 위민 원트에 나오는 멜 깁슨처럼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걸까.
아니면 망상인가.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서 씁쓸할 때가 있다.
상대방은 웃으면서 맞장구를 치고 있지만 그 속마음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 느낌이 들고 나서부터는
상대방도 내 생각이 느껴질까 싶어 대화가 영 껄끄러워 그 자리를 피하고 싶다.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느껴지는 상대방의 마음.
예전 같으면 솔직하게
"다른 생각하고 있지? 기분 나쁘면 솔직히 말해. 난 괜찮아."
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말 조차도 꺼려진다.
상대방이 솔직하고 싶지 않다면 굳이 내가 "솔직하라."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할 필요가 결국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젊음이 좋은가보다.
느끼는 대로 분출하고 교감하고 솔직하고, 복잡하지 않은 그런 때.
최근 내 또래의 친구들과 내가 느끼는 것들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들 역시 언제부턴가 나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반 점쟁이가 된다잖아."
그렇다.
반 점쟁이가 딱 맞는 말이다.
왓 위민 원트의 멜 깁슨이
여자들의 생각이 읽히기 시작하면서부터 괴로워하던 부분이
그때 영화를 볼 당시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상대방의 생각이 읽히면 얼마나 좋고 편할까 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에야
영화 속 멜 깁슨의 심정이 공감이 된다.
나이가 더 들어 이런 것들이 일상이 되면 무뎌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