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모녀들은 팔짱 끼고 쇼핑 같이 다니고
브런치도 먹고 그러던데
저희 모녀는 그런 게 없습니다.
제 어릴 적 기억에 엄마는 언제나 신경질이 나 있었고
특히 제게 화가 나 있었습니다.
엄마는 툭하면, 20살에 저를 임신하게 되었다며 제게 푸념했습니다.
나를 어쩔 수 없이 낳았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가고 싶은 회사가 있어 1년만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으나
엄마는 저 공부시킬 돈이 없다며 결사반대하였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마침 그 시기에 있던 다른 시험을 보고 바로 취업했습니다.
몇 년 후 알고 보니 돈이 없다던 엄마의 말은 거짓말이었더라고요.
그 무렵 남동생과 싸우게 되었었는데
엄마는 남동생 편에서 남동생의 입장을 대변하며
제게는 키워 준 값을 내놓으라 하더라고요.
안 그러면 소송까지 하겠다 더이다.
이쯤되니 친모가 맞는지 의심스럽더라고요.
저 제왕절개로 애 낳은 날,
엄마는 다니는 직장 회식이 있어서 못 오겠다 하길래 오지 말라 했습니다.
제가 아이 낳고 직장 복직해야 할 때 아이 봐달라고 도움 청할 곳이 없어 혹시나 엄마에게 말해봤었습니다.
(어린이집 입소가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
최소 월 200만 원 줄 수 있냐더군요.
결국 월 200만 원 드릴 돈이 없어 그 이후엔 엄마에게는 아이들에 관한 한마디 부탁도 못했습니다.
최근 엄마가 나이가 많아져 직장에서 엄마에게 퇴사해
줬으면 했던 모양입니다.
갑자기 엄마는 제게 연락해서는
그동안 엄마가 잘못했으니 잘 지내보자며 우리 집에서 함께 살며 애들을 봐주겠답니다. 울면서 저를 포옹하더군요.
제 평생 엄마가 손 잡아준 적, 포옹한 적 한번 없는데 이제 와서 울면서 포옹이라니.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날 바로 엄마 전화번호를 수신 거부하고
카톡도 차단했습니다.
저한테 언제 엄마가 있었나 싶습니다.
미취학 시절 티브이 볼 때 엄마에게 기댔더니 신경질적으로 어깨를 튕기며 기대지 말라고 하던 엄마의 표정,
초등 저학년 때 학교 다녀왔는데 집에 아무도 없고 문이 잠겨있어서 영문도 모른 채 집 앞에서 혼자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저 멀리 엄마가 오는 모습을 보고 왈칵 울음이 터진 제게, 왜 우냐며 신경질적으로 눈을 흘기던 엄마 표정ᆢ
나열하자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다른 엄마들도 이런가요.
그동안은 참아왔지만
이제는 남보다도 못한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나쁜 딸이라 욕하고 손가락질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제 마음속에 엄마를 삭제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