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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Feb 23. 2021

"아저씨! 우리 막내가 엄마 말을 안 들어요!"

두 돌 막내의 고집 시작

그렇게 순하던 막내 녀석이 언니 오빠가 생떼 부리는 모습을 보고 배운 건지 요즘 고집이 늘고 말을 안 듣는데

언니 오빠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두 손 두 발 다 들고 진이 다 빠진다.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니 처음엔 납득을 하는 것 같더니

이제는 이유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오늘은 마트 주차장에서 카시트를 하지 않겠다는 막내와 또 실랑이.

한숨이 푹- 나온다.   

카시트를 잘 해오던 녀석인데 갑자기 또 왜 그럴까.  

오늘따라 말 안 듣는 세 녀석 때문에 너무 지쳐있던 나는

아이에게 협박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이미 육아 글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주차장에서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수 없어

결국 허공에 대고

"아저씨이~~ 엄마 말 안 듣는 애기가 있어요~~~"

라고 작게 외쳤다.  

정말 딱 한번 그렇게 말했는데

어떤 무섭게 생긴 아저씨가(내가 봐도 무섭게 생겼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우리 차로 얼굴을 들이밀고는 막내에게

"엄마 말씀 잘 들어야지~ 그렇다고 울지는 말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놀랐다.  

그 아저씨한테 도와달라고 한 적 없는데! 그저 허공에 대고 혼자 한 말이었는데ᆢ

나는 다급하게 몸으로 그 아저씨를 막으며 "괜찮습니다."라고 했더니 그 아저씨는 뿌듯한 웃음을 남기고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아저씨 테러에 우린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차 안에 있던 우리들은 게다가 모두 마스크도 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더 화가 났다.  

차의 모든 창문을 열고 환기했다.   

놀란 막내는 계속 울었다.

내 잘못이다.

왜 아이를 협박한다고 아저씨를 불러댔을까.  


집에 가는 길에 막내는 잠이 들었다.

엄마가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정말 미안해..

집에 가서 애들 싹 씻기고 맛있는 거 해줘야겠다.....


갑자기 범내려온다 노래가 생각이 나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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