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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Sep 26. 2021

바다거북

셋째 아이를 세번째 제왕절개로 출산하고 누워 비몽사몽간에 엄마의 전화를 받았어.

"나 오늘 회식 있어서 못가."

할 말만 하고 끊어버리는 엄마.

옆에 계시던 시어머니가 오히려 민망해하시며 나를 위로하시더라고.


친정엄마는, 내가 첫아이를 출산할 때도, 둘째 아이를 출산할때도 그랬다.

셋째라고 뭐 다를까.

딱히 실망스럽지는 않았어.


그럴 줄 알았으니까.



입원실에 누워 티브이 리모컨을 돌리다 보니 바다거북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나오더라고.


바다거북이는 물밖에서는 몸통으로 체중을 버텨야 하다 보니 육지 위에 오래 있다 보면 몸속 장기가 상하기 때문에 어미는 최대한 빨리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 어미 없이 태어난 새끼들은 바다를 향해 무방비 상태로 홀로 기어가다 보니 바다새 등의 공격을 받아 죽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는 바다거북을 참 많이 닮았네.

적어도 딸인 내게는 그랬어. 내가 어릴때부터 엄마는 언제나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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