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여행 떠나볼까? 트빌리시에서 시작하는 조지아 여행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 권호영 지음, 푸른향기

by 핑크쟁이김작가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권호영 작가 / 브런치 erin님 :)


여행은 선물이다.

10년 가까이 험난한 방송 생활을 견디게 해 준 것은 여행이었다. 여행을 한 번씩 다녀오고 나면 방송을 준비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수많은 프로그램을 경험했지만 쭉 동경해왔던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세계테마기행'이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책이 아닌 영상으로 여행을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여행 프로그램.

정작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은 사무실에 틀어박혀 현지에 있는 코디네이터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현장에 나가 있는 피디를 서포트하는 일이 주된 일이라는 걸 깨달았지만, 여전히 내게 여행 프로그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미련이 남아있다. 그 미련은 방송작가로 일하면서 프로그램에 올인하고, 다시 리프레쉬를 위해 여행을 한 두 달씩 떠나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그렇게 '여행'은 내게 선물 그 이상의 의미가 되었다. 방송일을 하지 않는 지금도 여전히 여행은 방황하는 마음을 잡아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남편과의 낚시여행도 그렇고, 혼자서 떠나는 방구석 여행도 그러하며, 오랜 친구와 떠나는 우정여행... 여행의 종류와 형태, 가는 곳은 다르지만 여행이 주는 낯섦과 설렘은 동일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고, 여행에도 변화가 생겼다. 해외로의 여행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여행도 조심스러워지는 요즘. 여행이 주는 기분 좋은 설렘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책을 발견했다. 브런치로 처음 알게 된 '조지아'라는 나라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하는 erin님의 글이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너무나 반갑고 축복해주고 싶었다. 자신의 경험을 하나하나 엮어서 책으로 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rin님께 운 좋게도 싸인본과 사진엽서를 받았다 :)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처음 그녀의 글을 접했을 때, 낯선 나라에 대한 여행기는 생소하고 조금은 어색했다. 보통 여행을 다녀올 때 잘 알려진 유럽의 나라들을 위주로 여행했던 나와 달리 그녀는 낯설지만 매력적인 곳, 조지아를 자신의 인생 여행지로 꼽았기 때문이다. '조지아'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라는 호기심에 읽게 된 그녀의 글은 해가 갈수록 더 깊이 있게 내 마음을 흔들어놓기 충분했다.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 생경한 풍경이 주는 곳에서의 여행을 직접 내가 다녀온 것 같은 시선으로 세세하고 섬세하게 그려주기 때문이다. 곳곳을 다니며, 느리게 때론 빠르게 완급조절을 해나가며 자신의 여행 스타일대로 조지아를 구석구석 다니는 여행에세이. 조지아를 단순히 '꼭 다녀오지 않으면 후회할 여행지'로만 소개하지 않고, 자신의 여행에 대한 가치관과 감정들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무엇보다 현지인들과 만나서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도시별로 정리해 보여주기에 읽는데 무리가 전혀 없다.

여행작가를 꿈꿨던 나에겐 신선한 자극이자, 여행기가 정형화되어있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많이 배웠다. 여행 바이블로 불리는 여행책들보다 개인적으로는 조지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를 추천하고 싶다. 그녀의 에피소드들을 읽는 재미도 있지만, 작가가 직접 겪으면서 알아낸 팁들을 쏠쏠하게 얻는 것도 아주 유용하니까 :)



여행에세이에서 빠지지 않는 시선을 사로잡는 감각적인 사진들 역시, 이 책을 읽으면 충분히 빠져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에린 님의 글에는 사진이 참 예쁘게 담겨 있다.) 이 책의 메인 표지인 사진은 책 중반에 나오는데, 올드하우스 카페에서 찍은 그녀의 뒷모습이 조지아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여행지를 돌아보고 나서 남는 건 사진과 여행일기라는데, 어쩜 딱 그 말에 맞는 사진들이 많은지! 이건 이 책을 읽어야만 알 수 있는 거라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내용을 무작정 소개하기보다 그녀가 보여주는 조지아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그 의미가 전달이 잘 되었는지는 읽는 분들의 몫이겠지만...! 결국 아무리 소개한다고 해도 읽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고로, 여행에 목말라하는 예비 여행자들이라면 반드시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를 통해 타는 목마름을 제대로 해소해보길 바란다.



'날마다 새로운 여행자들을 만나고, 여행자들과 소통하는 직업을 가진 삶은 꽤 멋진 일인 것 같다' -46


'내가 아무리 여행을 사랑한다고 해도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고 떠날 용기는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는 한 발자국 나아갔다. 여전히 일을 하고, 여행을 떠나는 삶이지만 여행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길을 떠나보기로 결심했으니까' -56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는 것도 여행이라서, 예상치 못한 일들과 처음 느끼는 감정의 버무림이 바로 여행이라서, 그래도 행복한 여행을 하고 있어서,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괜찮았다.' -58


'조지아는 사람과 자연,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 냄새 더해주는 음식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나라이다.' -106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에서 얻은 소중한 문장들



트래킹을 하다가, 오래된 마켓에서 만난 사람들과 만나고 거기서 예쁜 것을 사다가, 마음에 쏙 드는 카페에 갔다가도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쌓은 기분이다. 많이 보고 많이 보는 것만이 여행의 정답은 아니라는 그녀의 말이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오래 남는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도 여행은 늘 아쉬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것이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나와 남편이 낚시를 하면서 늘 '한 마리만 더...'라는 생각을 뒤로하고 오는 것처럼, 다음을 기약하며 잡고 싶은 물고기의 시즌을 기다리는 것 역시 여행의 묘미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과 나의 오랜 꿈인 '낚시 에세이'를 꼭 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 건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는 뜻이겠지? :)

이미 브런치를 통해 에린 님의 글을 많이 접해온 터라 여행에세이로 나왔지만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두 번째로 다시 읽었을 땐 조지아를 여러 번 다녀온 기분마저 들었다. 조지아, 조지아. 마음속에선 이제 조지아는 낯설기만 한 나라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이미 조지아의 매력에 푹 빠져든 나를 발견했다. 이내 코끝이 시큰해진다.

감사하게도 조지아의 사진엽서와 함께 권호영 작가님의 자필 메모와 사인을 받아서 이 책은 오래오래 내 핑크 책장의 베스트셀러 칸에 있을 것이다. 여행이 가고 싶을 때마다, TV나 라디오, 인스타그램 어딘가에서 '조지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생각날 것 같은 여행에세이. 코로나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지 못하지만 책 한 권을 통해 조지아의 매력에 흠뻑 젖어드는 건 어떨까?


스위스 사람들이 산을 감상하러 오고,
프랑스 사람들이 와인 마시러 오는 곳.
이탈리아 사람들이 음식을 맛보러 오고,
스페인 사람들이 춤을 보러 온다는 곳.

-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중에서


코끝이 찡해지게 만드는 조지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당신도 어느 순간 조지아에 푹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erin님의 사인본과 사진엽서를 받아 신나게 쓴 낚시꾼 부부 핑크쟁이김작가의 개인적인 서평입니다.

핑크쟁이김작가
방송작가로 8년, 콘텐츠 에디터로 4년 도합 12년 넘도록 계속 글을 써오고 있는 초보 주부 겸 프리랜서 작가.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고 남편 밤톨군과 낚시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중. 남편이 주로 낚싯대를 점검하고, 아내는 필요한 짐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 현재는 낚시꾼 2세가 생겨 낚시는 쉬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낚시 이야기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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