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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note Sep 06. 2023

1인 가구의 소비에 대해서 2편


2. 생존을 위한 소비_주


집은 안정의 공간이자 많은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요즘은 집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부담스러운 시대이기도 하다. 무주택자인 나는 월세를 오랫동안 살았고, 요즘은 전세로 그나마(?) 편하게 지내고 있다. 더욱이, 지방으로 이사를 온 이후 ‘주’에 대한 소비는 눈에띄게 줄었다. 역시 수도권의 집 값은 내가 감당하기 벅찼다. 그곳에서는 안정은 커녕, 집을 위해 사는 기분이었다. 좋은 집을 바라지도 않았는데 집을 위한 소비는 점점 커져갔고, 집이라는 곳은 도대체 어떤것인지 의문이 들고 답답했다.


지금은 수도권에 살았던 때 보다 현저히 낮은 비용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다. 가끔은 그곳의 생활이 그립기도 하지만 집에 대한 소비가 급격히 줄어서 오는 안정감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다. 마음이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기분. 누릴 수 있을 때 까지 누려보려 한다.


내집 마련의 꿈. 사실 아직은 먼 이야기 같다. 어떤 가치로 살아갈지도 모르겠는데, 어떤 집, 어떤 곳에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건지 어렵기만 하다. 나의 생활습관, 내 가치, 내 취향에 적합한 내 집을 찾게 되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 상상해 본다.



3. 필요하지는 않지만, want


집과 밥만 있으면 살아갈 수는 있지만, 지루할 것이다. 즐거운 것, 나의 취미, 문화생활에 대한 소비 등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주는 무언가가 있다. 나에게 생존 외에 풍족한 삶을 위한 소비는 문화예술이다. 영화, 음악, 책, 여행, 공연. 이 중에서 한 때 가장 많은 소비를 한 분야는 여행이다. 식, 주, 여행. 딱 이렇게만 생활한 적도 많다.


여행은 매력적이다. 타지에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시야를 넓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귀한 경험이다. 나에게는 여행의 가치가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지금도 할 수 있다면 언제든 하고 싶은 소비다. 사실 나에게는 ‘생존의 소비’에 들어갈지도 모를만큼 중요한 소비에 해당한다.


여행 외에도, 스트리밍 서비스에 지불하는 소비, 영화관람료, 책/음반/공연에 소비하는 비용도 원하는 것에 해당한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생존을 위한 소비보다 훨씬 많은 소비의 비율을 차지하도록 생활 습관을 바꿀 수도 있다. 생존을 위한 소비는 매달 비슷하지만, 이 분야의 소비는 달라진다. 문화 소비가 생존 소비를 넘을 때도 있고, 아껴야 할 때는 생존 소비만 하기도 한다. 분명한건 삶을 풍족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은 저마다 원하는 것에 대한 소비가 적절히 이뤄질 때 인 것 같다.



나는 요즘 생존에 필요한 소비만을 하는 시간을 가지곤 한다. '생존의 달'에는 자연스럽게 절약을 하게 되고, 정말 필요한 것과 불필요 한 것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나의 최소한의 생활 소비를 알게 되면,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소비도 적절하게 그리고 더 행복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가계부를 쓰면 좋은 점은 내가 어떤 분야에 돈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분야에 소비를 한다는 것은 나의 관심이고, 취향이며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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