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어머니
어머니 딸기 사 오신다
전화가 울었다 어머니다
금방 웃는 목소리가 들린다
너 줄라구 딸기 샀는데 무거워서
마을버스 서는 곳으로, 어머니 앉아서 기다리는 일을 또 하시는 곳으로 간다
동네 담배가게 하는 후배가 형 어디 가요 하면서 웃었다 요새 손님은 많냐라고 물었지만 안 들렸을지도 모른다
집으로 돌아온 지팡이가 한쪽에 서 있고 어머니는 웃옷을 벗고 딸기 앞에 앉았다
친구야 딸기 봐라 색깔 이쁘다 아들이랑 먹을라구 사 왔어 맛있겠지 너도 먹으러 와라
동영상으로 편지 쓰시는 어머니는 오늘도 건강하시다 어머니는 용두산아 용두산아 하는 노래를 틀어놓으셨다 딸기 하나를 내 입에 넣어주신다
형, 우주는 넓어요 사는데 아득바득하기 아까워요 담배 한 대 피우고 가세요라고 말했던 후배한테 다시 갔다
우주가 넓은데 우주는 빨가냐 딸기처럼
얼마나 크냐 오늘의 아득바득은 우주처럼
멀리서 이렇게 빨가냐 딸기처럼
묻고 싶었던 질문을 까먹고 이 딸기 좀 먹어보라고 내밀었다
어머니는 노래를 흥얼거리신다
우주는 넓고 나는 딸기를 먹는다
날씨는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