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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난한 게 무얼까?

권정생 이야기

오늘의 문장,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다.”


이 문장을 읽자마자 숨이 턱 막힌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온 사람을 나는 가까이에 두었기 때문이다. 내 부모가 그랬고, 나도 그렇고 내 아이들이 그럴 수도 있다는 괜한 걱정을 몇 번 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니체도 평생을 여인숙에서 머물며 정신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채로 정처 없었고, 무작정 글을 썼다. 스피노자 역시 평생을 하숙집에서 지내며 먹고살기 위해 유리를 갈고닦았다. 그리고 묵묵히 글을 썼다.


책에 나와있는 권정생의 문장을 적어둔다.


“인간은 불행한 동물이다. 아직 네 발로 기어다니는 짐승들은 사재기 같은 것을 할 줄 모른다. 태어날 때의 모습 이상으로 꾸미는 것도 없다.”

- 박연준 <듣는 사람> 중에서


우리들의 불행은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 아닐까. 희망 뒤에 절망이 오고, 그러다가 다시 희망이 온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뒤뜰에 햇빛과 먼지를 모으는 사람처럼’ 돈을 모았는데, 인세를 모두 모은 돈이 10억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남긴 돈이었다 한다.


진짜로 가난한 게 무얼까?


가난한 교회 종지기로 살던 젊은 날의 그의 모습을 나도 얼른 찾아봐야겠다.


#권정생

#빌뱅이언덕

#창비 2011년


#박연준

#듣는사람

#난다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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