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도 현장에서 철근메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는 건설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힘듭니다. 매일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메고 다니면 어깨는 어느새 짝짝이(?)가 되어있습니다. 오른쪽 왼쪽 어깨의 높이가 다르다는 거죠. 최대한 번갈아 메면서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바쁜 시간 속에 일에 집중하다 보면 잊어먹기 일쑤입니다.
그런 현장일과 글쓰기가 같을 수가 없죠. 글쓰기는 책상에서 노트에, 컴퓨터에 앉아서 쓰는 것이니까요. 육체적인 부분에서는 차이점이 명백합니다. 힘들고 힘들지 않고, 덥고 춥고, 시원하고 따뜻하고, 믹스커피 마시고 아메리카노 마시고 등, 저에게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것과 책상에서 글쓰기 하는 것은 닮았습니다. 현장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다 보디 몇 가지 부분은 똑같다고 할 수 있더군요.
첫째, 처음은 어렵습니다. 철근일 처음 배울 때는 정신없었습니다. 이리저리 불려 다니면서 청소나 허드렛일만 부지런히 했습니다. 작업하고 남은 철근 조각들을 주워다가 따로 모아두고, 다 쓰고 남은 철근을 다 조각내서 모으고, 이거 가져와라 저거 가져와라, 밥 세팅해라, 참 세팅해라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처음 하다 보니 곁눈질로 계속 배워야 했습니다. 기술자들 옆에 붙어서 조금이라도 눈에 익혀야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최대한 옆에 붙어있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고 특히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유튜브와 블로그, 책을 많이 보고 읽었습니다. 그래도 감을 잡지 못해서 흰색 바탕화면만 보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일기를 시작하고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고 다른 사람 글을 필사하면서 아주 조금씩 글과 친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철근일을 익혀나가듯 글쓰기도 하면서 익숙해지도록 익히고 있습니다.
둘째,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현장에서 철근작업하면 힘듭니다. 무겁고, 위험합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크게 다칠 수 있어서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매일 안전관련해서 지적을 받고 다른 공정과의 협의점을 찾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건설현장에 철근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변수가 존재합니다. 글쓰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육체적 강도는 심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 앉아서 노트북을 들여다 보고 있다면 맑은 공기가 필요할 때가 있고, 어깨부터 손목, 손가락 이러 이어지는 피곤함. 그리고 허리 밑으로 이어지는 불편함과 자세가 굳어지는 지면서 스트레칭이 간절히 필요한 순간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낮에는 철근일을 하고 저녁에 글을 쓰기 때문에 더 피곤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적도 저에게는 똑같았습니다.
셋째, 꾸준해야 인정받습니다. 일은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철근일이 힘들기에 일을 배우는 초반에 그만두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제 친구도 그랬고, 다른 처음 오는 분들도 그랬습니다. 다들 처음 1~2주 나오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한 달만 버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되자 현장에서 인정해 주고, 1년이 지나니 이제 티가 난다고 하더군요. 글씨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에 의욕적으로 달려듭니다. 매일 쓰고자 하고 1시간씩 글을 써나갑니다. 1달 이상 지속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을 경험해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1년이 아닌 평생 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글 쓰면서 즐겁지 않다면 지속하기가 매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잘하기보단 꾸준해야 합니다.
사실 모든 일이 똑같습니다. 그러나 글쓰기는 일로써 접근하면 오랫동안 하기 힘들 것 같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글쓰기만큼은 즐거워야 하고 업이랑 상관없이 해야 더 오래도록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성과가 없다면 지치기 마련이라,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는 있어야 합니다. 그 결과가 책 쓰기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매력적인 일인지 이제 알았습니다. 글쓰기가 어렵다고만 생각하고 시도하지 않았으면 절대 알 수 없었을 생각의 나열들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글을 적어나가다 보면 저도 책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