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되기 위하여

보조교사 이야기

by 북남북녀

긴장보다 이완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긴장이 필요한 순간은 피하는 편이다. 이완을 위하여 하는 행동 중에는 이른 출근이 있다. 할 일 중 하나가 등원맞이다. 인터폰이 울리면 뛰어나가 아이와 부모를 대면해야 한다. 느긋하게 앞치마를 두르고 숨 한번 고르고 향긋한 차 한 모금으로 입 속도 촉촉하게 만든다. 20분은 일찍 도착해 여유롭게 근무를 시작해도 신학기라 엄마와 처음 떨어지는 영아는 울음으로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한다. 어떻게 이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할까. 안기도 하고 교구장 앞에서 장난감도 꺼내보고 우는 아이의 등도 쓰다듬는다.


엄마가 없는 공간에서의 당혹스러움과 두려움, 불안. 소리 내 울 수밖에 앙~~

기존에 잘 놀던 아이들이 서러운 울음에 동참한다. 한 명의 울음에서 서 너 명의 울음으로 번져간다.

오늘 안고서 등을 토닥이던 아이는 열이 났다. 엄마는 투약의뢰서를 작성해 담임에게 보냈다. 열나는 날, 몸이 아픈 날 엄마와 떨어져 얼굴이 붉어지도록 우는 아이는 어떻게 달래야 할까. 아파 우는 아이를 떼어놓아야 하는 엄마의 시간도 고달프고 컨디션이 나쁜 상태에서 엄마와 함께 있지 못하는 아이의 시간도 고달프고 아픈 아이를 어떻게 편안하게 해줘야 하나 고심하는 교사의 시간도 고달프다. 삶은 고되다.

얘야, 그것은 네 속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기형도는 노래하는데


아가야 이완되기 힘든 세상 속에서 우리 이완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꾸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이 이완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데. 내가 너를 이완되게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해 주렴. 그러면 나 역시 이완될 수 있을 테니. 서로가 이완될 수 있도록 돕자꾸나. 우리의 공간이 조금은 평화로울 수 있도록. 비록 고된 상황에 우리가 처해있더라도



내 유년 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에 뉘고 무딘 칼끝으로 시퍼런 무를 깎아주시곤 하였다. 어머니 무서워요. 저 울음소리, 어머니조차 무서워요. 얘야, 그것은 네 속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기형도 <바람의 집> 중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이완될 수 있도록 돕는 것

-스와미 프라냔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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