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불평

by 북남북녀

체크무늬 카라가 달린 회색 교복 차림의 은아의 입술이 붉다. 볼 터치한 볼에 검은 마스카라. 짧은 단발머리를 밖으로 뻗치게 고데기로 스타일링했다.

2시간 동안 꾸민 게 아까웠어. 글쎄 머리 스타일도 엉망이고 말은 엉성하고.

앙증맞은 덧니를 내보이며 귀엽게 불평한다. 은아의 장점이다.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위험하지 않게 자신이 좋은 것을 향해 걸어간다. 요즘 은아가 즐겁게 걷는 길은 이성, 남자아이들이다. 이제 중학교 2학년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보는 은아는 화장을 하거나 남자아이들을 만날 것 같지 않다. 검은 피부 톤에 동그란 안경, 규정에 맞게 단정하게 자른 단발머리. 시험 기간이면 다른 아이들처럼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선생님에 대한 대화면 또 선생님에 대한 대화에 열심히 끼어들고. 튀지 않는 아이, 평범한 아이, 잘 섞이는 아이. 성적도 중간 정도인.

길을 걷다가 은아를 마주치고 놀란 이유라면 학교에서의 은아와 길에서의 은아가 분리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 2시간 꾸미고 나간 보람이 하나도 없었다니까.

은아는 보람 없는 미팅에 대해 길가에 서서 여전히 불평 중이다.

내가 이 정도 꾸미고 신경 썼으면 걔네들도 어느 정도는 신경 써야 하는 거 아니야.

3학년이 되어 우연히 은아를 만났을 때는 연합고사를 앞둔 시점이었다.

은아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남자친구와 남자친구의 친구와 자신의 친구를 소개팅하는 자리에 있다 왔노라 대답한다.

지영이 있잖아. 착하고 조용한 아이. 같이 노래방 갔거든. 지영이가 부끄러운 표정으로 노래 부르는데 너무 귀여운 거야. 그런데 성훈이는 자기 스타일은 아니래. 통통 튀는 발랄한 아이가 좋다고 하더라.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 길가에서 은아를 만났다.

나는 xx 여상 가기로 했어. 언니들이 다 여상 가서 너는 선택해도 된다고 했는데 언니들이랑 다르게 인문계 가려니까 자신이 없더라.

은아네는 언니 두 명에 오빠 한 명 은아가 막내다. 언니 두 명은 집안 살림을 위하여 당연하게 여상을 지원했고 오빠는 고민 없이 인문계를 지원했다. 막내딸인 은아에게는 선택권이 주어졌으나 은아는 언니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것이 자신 없었다.

이 말을 하고 은아는 또 즐겁게 불평한다.


나 동호랑 헤어지고 성훈이 만나잖아. 동호랑 성훈이가 친구 사이이기는 한데 잘못된 만남이 그렇게 일어나더라니까, 호호호.

은아는 불평도 참 귀엽게 해,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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