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을 위한 일과 사람을 위한 일.
일을 위한 일은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 사람을 위한 일은 대부분 몰입으로 이어진다. 사람을 위한 일은 사회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동물이나 자연을 위한 일도 있다. 신념, 이데올로기를 위한 일도 있다. 그런 일들도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신념과 주장이 인간의 이익을 방해하면 확장성이 없는 이유다.
일을 위한 일은 일하는 사람이 '쓸모없다'는 느낌을 받는 일이다.
군대에서 사병들이 노는 꼴을 보지 못해 구덩이라도 파라고 시키는 것, 나도 사지 않을 엉터리 상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 나의 일로 인해 아무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일을 우리는 하나마나한 일이라 여긴다. 나아가, 내 일로 인해 누군가에게 악영향을 주는 일은 견디기 힘들다. 이런 종류의 일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영업이 대표적이다. 사기성 기획부동산 영업도 이런 종류의 일이다. 이 일이 좋지 않다는 걸(타인에게 도움되는 게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 알지만, 오로지 자신에게 돌아올 돈 때문 일하는 경우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본질은 내 일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 허탈감을 돈으로 보상받는다.
사람을 위한 일은, 일하는 사람이 '의미있다'' 느끼는 일이다. 나의 생각, 나의 행동, 내가 만드는 결과가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큼 강렬한 일의 동기부여는 없다. 돈(연봉)에 의한 동기부여도 강렬하지만, 지속적이지 않다.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의 일을 돈으로만 환산하지 않는 때가 온다.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란 일의 결과가 타인의 삶을 얼마나 나아지게 했는지에 따라서 측정되어야 한다.
이상적인 주장 같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미 작동되고 있는 원리다. 최근의 경향도 아니고, 인류의 존재 이후로 줄곧 작동되고 있는 본질적 법칙이다.
상품이든, 서비스든 인간이 뭔가를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그 행위가 내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역으로 내가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란 본질적으로 이타적 행위다. 그러므로 일한다는 것은 나의 행위로 타인의 삶을 개선시키는 과정이다.
문제는 현실 세계에서 내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도움이 된다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케팅, 홍보 기술이 발달해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순수한 정보와 마케팅정보를 구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된 상황 속에서 내게 진짜 도움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좋은 상품과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고, 무의미하고 때로는 해를 끼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들도 있다. 내게 도움되는 현명한 쇼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가 자신에게 도움되는 선택이 무엇인지 아는 것,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도움되는 물건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 이 두가지 당연한 생각이 건강하게 작동하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일하고 있거나, 직업을 가지려는 사람들은 고민해야 한다.
일을 위한 일을 할 것인지, 사람을 위한 일을 할 것인지를.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 일로 인해 다른 누군가의 삶이 나아지고 있는지.
이 고민은 기업에게는 비즈니스 기회, 개인에게는 일의 성취로 이어진다.
인간이 자신의 진로를 생각한다는 것은 나의 일로 타인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일이다.
타인에게 준 도움은 돈으로 환산되어 돌아온다.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일단 특정 직업에 속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걸 설득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세상에 도움되는 일을 생각하고, 그런 일을 더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지를 생각하는 과정이다.
한 단어로는 <진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