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나와 세상을 연결짓는 과정이다. 입사지원은 나와 회사, 나와 일을 연결짓는 과정이다. 삶과 일은 나와 대상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똑같다.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면 좋은 삶, 좋은 일,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힘겨운 삶, 맞지 않는 일이 된다. 삶의 지혜도, 직무 역량도 상호 작용에 대한 문제다.
좋은 상호 작용이란 주고받음이다. 좋은 주고받음은 주고받음을 통해서 서로에게 도움 되는 과정이다. 일방적, 강압적 태도는 좋은 상호작용이 아니다. 이론은 그렇지만 교육과 일의 현장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협업, 의사소통, 공감과 변화의 시간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해 왔음에도 잘 안될 때가 많다. 그 중 하나는 강의를 할 때, 말이 빨라지는 현상이다. 평소 때는 말을 별로 하지 않고, 말도 느린 편이다. 하지만 강의를 하면 말이 많아지고 빨라지는 나를 처음 발견한 건 20년 전이다. 여러 이유가 있을테지만, 주된 이유는 욕심 때문이다. 많은 정보와 메시지를 담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심, 그렇게 해야 듣는 사람에게 도움 된다는 어설픈 의무감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게 시간을 내어준 이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당신들에게 이렇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 자기효능감을 고양시키려는 자기중심적 생각이 바탕에 깔린 듯 하다.
또 하나는 발제, 토론 등 여러 명이 모여 말을 할 때, 내가 말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또 말을 빨리 한다. 이 역시 좋지 않다. 할 말을 제대로 잘 전달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도움되는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요소들이다.
글을 쓰는 것도 비슷한 일 같다. 좋은 글은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글이다. 글 읽는 행위를 통해 통해 독자 스스로 적극적 해석을 만들어 내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수록 좋은 글이고, 몰입감도 높아진다. 이 역시 상호작용에 대한 문제다.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주고받는 과정이 일의 과정이다. 삶은 나와 세상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소통 과정이다. 세상을 향해 나의 생각과 행동을 표현하고, 세상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서로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삶이라 생각한다.
사적 대화, 업무, 독서, 영상, 눈빛, 행동 등 다양한 형식과 방법의 상호작용의 핵심은 간단하다.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정보를 담아 상대에게 도움될만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도움이란 재미, 유용성, 흥미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다. 원리는 참 단순한데, 저마다의 타고난 기질, 상황, 생각이 천차만별이라 쉽지 않다. 그때그때 최적의 방법을 포착해서 상호작용을 잘 하는 사람들은 센스도 있고, 일도 잘하고, 삶도 잘 산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근육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은 근육을 쓰는 것이고, 글을 잘 쓰는 유일한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듯, 상호작용을 잘하는 유일한 방법은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호작용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하기도 한다. 개개인이 자신의 상호작용을 학습 모델로 여기면 좋겠다. 토론의 형태가 되든, 문제해결과정이 되든, 일상에서의 대화가 되든, 채팅이 되는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도움되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머리로는 생각한다. 너무 많은 생각 때문에, 너무 적은 생각 때문에 의미있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일방적 상황으로 몰아가는 일을 경계해야겠다. 일의 세계에서도, 일상의 세계에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있음은 주고받음이라는 걸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