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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필 Apr 27. 2024

어린이방

낯설음은 새로움이자 불편함이다.

새로움은 관심,  흥미, 설렘으로 연결될 수 있고,

불편함은 거부, 무관심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낯설음은 세상 혹은 자신과의 연결 스위치를 켤 수도 있고 끌 수도 있다.


어린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 게스트가 올때마다 생각했다.

아이는 달집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갈까?

재미있을까? 편할까? 억지로 따라온 것은 아닌가?

낯선 곳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원하는 건 아닐까?


어릴때의 경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어떤 경험은 평생 기억되는 삶의 정류장 같다.


천장이 2미터가 채 되지 않은 작은 방을 뉴문이라

이름 지었다.

주로 홀로 오는 손님들이 이 작은 방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디오게네스의 통처럼 자신만의 작은 공간같은 느낌을 받는다 했다.


이 방을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부모와 함께 온 게스트, 혹은 동네 아이들이 아무 때나 들러서

여기서 재미 있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그래서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문득 생각나는 어릴적 한 장면이 되면 좋겠다.

나 어릴적 비 오던 날, 홀로 좁은 방에 엎드려 비 냄새를 맡으며

책을 보던 그 장면처럼.


그래서,

뭔가 어려운 일을 할 때,

삶이 막막하거나 아리까리한 선택을 해야 할 때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되길 바란다.

자신도 모르게 삶을 떠받치는 보이지 않는 기둥이 되면 참 좋겠다.

오늘 하루 이 순간의 사소한 일상이 바로 그런 보이지 않는 기둥들이다.


가로 2미터 50센티, 세로 170센티의 이 작은 공간 속에서 큰 꿈의 씨앗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림책 몇 권과 레고 블록, 그리고 커다란 낙서장을 둘까 한다.

또 뭐가 있으면 아이들(3살~10살)이 좋아할까?


달집에서 유채색을 칠한 유일한 방이다.

바닥은 코르크를 깔아 느낌을 살펴 보았다.,

바닥의 비옥한 토양 기분으로 벽에서 개나리가 활짝 피어나면 좋겠다.


P.S : 이 방 앉아 바라보는 모습은 내가 참 좋아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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