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생겼다. 아무리 떨쳐버리려고 해도 계속 생각이 난다. 어찌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건너건너로 모 지자체에서 고등학생 대상 교육을 하는데 강사들을 급히 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6시간에 24만원이란다. 이것저것 빼면 1시간에 4만원이 안 된다.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취업역량 교육이라길래 나름 전문 영역이라 무슨 사업인가 궁금해서 나라장터 홈피에 들어가보았다. 총 사업비가 10억을 육박한다. 광역시기준으로 대충 계산해보니 강사비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3억이다.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다. 개발비, 운영비일텐데, 개발기간이 거의 없으니 패스, 운영비가 대부분이다. 운영비가 총사업비의 70%면 심하다 는 판단이다.
교육사업은 원래 다 이렇게 한다고 해도 문제다. 나는 이렇게 교육을 진행하면 안 된다 생각한다. 사업비가 1억이면 가능한한 많은 돈을 교육을 하는 당사자들, 강사들에게 써야 한다 생각한다. 교육의 질은 강사의 질이다. 강사의 질은 돈에서 나온다. 프로그램 개발을 6개월. 1년 한다고 해도 최소 절반 이상은 강사비로 책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한다. 그래야 좋은 강사들로 구성해서 질높은 교육을 할 수 있다 생각한다.
연말에 남은 예산 쓰려고 안 해도 되는 보도블럭 같다. 외부교육이라는 보도블럭이 대한민국을 오래 동안 뒤덮고 있는 것 같다. 피해자는 학생이다. 학생을 위해 교육비를 쓰지 않고 업체를 위해 돈을 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업체랑 얘기하면 다 어렵다. 페이백을 받아야 한다 한다. 학생들에게도 별 도움 되지 않고, 업체에도 별 도움 되지 않고, 강사에게도 별 도움 되지 않는 이런 교육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를 하더라도 본질에 맞게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민은 이것이다. 바쁜 일이 쌓였는데, 이 문제를 얼마나 공론화시킬 것인지, 그 과정에 얼마나 내 시간을 쏟아넣을 것인지 고민이 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아. 교육은 안 변해. 그냥 있는 네트워크 이용해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 그게 현명함이야. 그렇다. 바로 그런 생각 때문에 교육이 아직까지도 이 모양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