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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른살 윤윤 Jul 17. 2024

상위 10%가 아니라고 본인의 가치를 폄하하지 않기

고등학교때에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인줄 알았다. 정말로.

인강 선생님들의 열띤 응원을 듣다보면, 대학 간판이 삶의 승패를 결정하는 줄 알았다.

소위 SKY를 나오면 모든게 술술 풀리고, 조금 그런저런 대학에 가면 그저그런 삶을 살줄 알았다.


나는 인서울 대학에 가게 되었고, 한동안 방황했었다.

이미 첫번째 승패에서 졌다고 생각했다.


내가 방황하고, 고등학교때 즐기지 못했던 자유를 만끽하는동안

동기들은 열심히 프로젝트도 하고, 전공관련 스펙들을 쌓아갔다. 억눌려왔던 자유를 누리겠다는 핑계로 정말 내일이 없는것처럼 놀았었다.


졸업할때가 되고 돌아보니, 나는 정말 귀중한 20대의 반을 날렸다는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학점 2점대에 2년 휴학.. 총 6년의 학교를 다닌것치고는 정말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었다.

한심하지만, 그당시 나는 "공무원을 할거라 괜찮아" 라고 나름 자기합리화를 했었다.


이대로는 안될것 같았는지, 부모님은 대학원에 가보는게 어떠겠냐고 제안하셨다.

당시 정말 이길 말고는 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원에 문을 두드렸고,

학부때 부족했던 부분들을 한꺼번에 욱여넣느냐 정말 지옥같은 나날들이였다.


그 지옥을 견뎌내고 얻어낸것은 나름의 성취였다.

그것은 훌륭하신 교수님의 지도와 나의 노력이 합쳐진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조급함이 느껴졌다.

빨리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나도 더 늦기 전에 사회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과 조급한 마음에 취준에 발을 들였다.


첫 취준 시도는 실패했었다.

주로 금융권만 썼던 탓일까? 그 당시에는 우울했지만, 떨어질만했다는걸 뒤늦게 알았다.

나이도 많고, 금융관련 자격증도 없는데, 가진건 논문밖에 없는 나를 굳이 뽑을 필요가 없었던거다.


두번째 취준때는 정말 운좋게도 소위 '대기업'에 붙을수 있었다.

솔직히 학부때는 학교 네임벨류나 2점대 학점탓으로 내가 감히 갈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항상 인생의 실패자였던 내가 처음으로 얻은 성공경험이였다.


나름의 여유가 생기고 돌아보니, 스스로를 실패자라 여기고, 스스로 구석으로 내몰고, 초라하다고 느낀건 나 자신이였다. 내가 패배의식에 빠져서 허우적거렸던 시간동안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했더라면 내가 원하는것을 더 빨리 얻을수 있지 않았을까?


돌아보니 패배의식에 빠진 나를 부러워했던 사람들도 있었었다. 그저 내가 가진것에 감사할줄 모르고 그걸 최대한 활용할 생각조차 없었던거다. 살다보니 내가 가진것보다 더 적은것을 가졌지만, 내가 원하는것을 더 빨리 움켜쥔 사람들도 정말 많이 보였다. 난 그저 "남들이 보기에 멋진 나"가 목표였던게 아닐까. 자책하고 날 몰아세울시간에 내가 가진 작은 것들을 활용하여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었더라면, 더 빨리 원하는걸 가질수 있었을것 같다. 앞으로는, 내게 부족한것만을 보지말고, 내가 가진것들을 최대한 활용할수 있을지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리고 패배주의에 빠졌다고 느낄땐 인터넷 세상에서 눈을 막기를 바란다. 온라인에서 보는 세상은, 나만빼고 스카이, 나만 빼고 미남미녀, 나만빼고 고소득자인것같다. 하지만 현실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있고 모두가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본 현실은, 학점이 2점대면 죽었다 깨어나도 대기업엔 갈수 없었고, 인서울 대학출신이면 항상 열등감에 찌들어 살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다. 내가 원하던 회사에 입사한것처럼, 주변 사람들도 결국엔 노력과 인내심으로 결국엔 바늘구멍같아 보이는 기회들을 모두 낚아챘다.


다들 본인이 가진걸 최대한 활용하고, 뭐든지 안될거야! 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차갑기도 하지만, 열렬히 몸을 던지는 사람에게는 의외로 쉽게 철옹성같은 문을 열어주기도 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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