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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표심
Sep 16. 2022
아침노을
세일러문♬과 함께 아침을 연다
-황홀한 하늘빛
동이 트는 아침, 세일러문 전주에 맞춰 차는 강변북로 3차선을 달린다. 좌측 전자상가 표지판을 지나면서 바퀴가 도로 이음매를 밟는다. 두룩~울리는 저음에 차체는 출렁인다. 차는 공격적 진동을 곧바로 극복한다. 울렁임을 줄이며 제자리를 찾는다.
좌측 하늘은 밝은 조명탄이 터진 듯 하얗노릇하고, 정면을 막아선 어둑한 아파트는 아직 꿈 속이다. 우측 하늘은 주홍이 노랑을 압도해 엷은 핏빛으로 밝다. 위로 오를수록 하늘은 제 색을 찾아간다.
도로 바닥 위 하얗고 날씬한 숫자 80은 제한속도를 알리며 달려온다. 이를, 속도 66킬로의 차모양을 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맞이하여 교차한다. 80은 곧바로 차 밑으로 숨어 자취를 감춘다.
왼쪽 2차선의 아반떼는 뒤로 처지고, 곧 노래가 시작된다.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면
살며시 너에게로 다가가 / 모든 걸 고백할 텐데 ♬
-가로등 불빛이 떨어진다
앞 차 브레이크등이 가끔 빨간빛을 쏟아내고, 앞유리 오른쪽에선 사각형 빛 상자가 드문드문 미끄러진다.
시선을 들면, 도열한 가로등이 허리 숙여 다가온다. 줄지은 가로등은 우측으로 스쳐가고, 빛 폭탄 한 쌍이 꼬리 물고 떨어진다. 숨 쉬면, 떨어지고. 숨 쉬면 또 떨어진다.
전화도 할 수 없는 밤이 오면 / 자꾸만 설레이는 내 마음
동화 속 마법의 세계로 / 손짓하는 저 달빛 ♬
차는 원효대교를 통과하고, 줄기차게 3차로를 유지한다.
밤하늘 저 멀리서 빛나고 있는 / 꿈결 같은 우리의 사랑 ♬
좌측 서부성결교회 십자가가 사라지기 위해 다가온다.
수없이 많은 별들 중에서 /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건 /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어 / 기적의 세일러문 ♬
-하늘은 밝아진다
한강철교를 지나고, 붉었던 하늘은 밝게 옅어진다. 간주가 시작되니 엔진 소리 바퀴 구르는 진동음은 아래에서 올라오고, 창밖 바람소리는 양쪽 귀로 밀려든다.
동호대교 밑을 지나고, 왼쪽 방음벽이 밀려온다. 수직으로 쌓인 다섯 개의 불투명 판들의 집합. 맨 위 판은 도로 쪽으로 꺾여, 차 소리를 도로로 돌려보낸다.
초록색 '반포대교' 알림 표지판은 환하게 밝았다가 어두워지고, 이내 머리 위로 날아간다.
하늘은 점점 붉은 기를 잃는데, 오른쪽 나무들은 아직 검다.
나는 믿고 있어요 / 사랑의 세일러문 ♬
세일러문 노래가 끝난다.
※ 위 글의 원 소스 동영상 ( 2022.9.15 아침 5:55분 경 )
붉은 노을이 아침을 여니, 세일러문이 울려 퍼진다
※ 위 동영상에서 나오던 노래
< 정여진 - 세일러문 OP 달빛의 전설 >
https://youtu.be/wuDXws8H4sI
세일러문 OP 달빛의 전설(Full Ver.김현아) - cover by 정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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