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자 현 벤처캐피털협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지성배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과 이를 뒷받침하는 선한 영향력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VC다. 그는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호시우보(虎視牛步)를 덕목으로 삼고 모든 일에서 장기적인 안목과 선한 영향력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성공하는 사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에요. 인류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혁신을 짧은 생애에 이뤄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정말 창의적인 사람이고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의 삶에 끼친 선한 영향력이 과보다 더 크다고 믿습니다.
스스로도 세상을 떠날 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자주 생각합니다. 작게는 주변 사람에게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넓게는 VC로서 선한 자본주의를 추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대학 시절 은사가 말씀하신 것처럼 단순히 주주를 위한 가치(Shareholder’s Value)만을 극대화하기보다는 고객, 주주, 직원, 거래처 모두의 가치를 아우르는 공통 가치(Shared Value)를 최대화하는 투자자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개인 뿐 아니라 IMM인베스트먼트라는 VC 대표로도 선한 영향력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지속적인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필히 갖춰야하는 태도라고 믿습니다.
삶의 모든 부분이 마찬가지지만 VC 업무는 긴 호흡으로 임해야 해요. 스타트업 투자는 1-2년으로 수익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최소 5-7년, 가끔은 10년 이상 한 기업에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 관점으로 투자와 회사 운영을 해야 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죠. 그래서 ‘호시우보’라는 말을 직원에게도 항상 강조합니다. 벤처투자는 호랑이의 매서운 눈으로 투자 기회를 발굴하되 소와 같이 우직한 걸음으로 장기적 호흡에 맞춰 가져가야 합니다.
그런데 긴 호흡으로 활동하려면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둔 채 VC 이익만을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한번만 투자하고 다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상관없겠지만 투자사 선택과 행동은 주변에 널리 알려지게 되죠. 단기적으로는 VC 수익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임직원, 고객, 창업자, 거래처 모두를 위한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면 창업자 사이에서 더 좋게 알려지고 당사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어 하는 우수 기업도 늘어납니다. 안정적으로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이죠. 그게 우리 같은 투자사를 믿고 자금을 맡긴 LP에게도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일이 안 풀릴 때는 주로 다른 사람과의 의견 충돌이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혼자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입니다. 단순히 어떻게 상대방 마음을 바꿀지 궁리하는 게 아니라, 정말 상대방 입장에 대입해 어떤 이유로 그런 선택을 했을지 스스로 물어보고 고민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잘 모르겠다면 상대방에게 직접 물어보면서 함께 생각을 맞춰나가는 편입니다. 스스로도 창의성보다는 주변 사람 얘기를 듣고 조율해 융화하는 능력이 장점이라고 믿기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관점에서 고민을 많이 합니다.
물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에는 가장 많은 사람이 만족하고 불만이 최소화되는 선택지를 고르는 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 나만의 빌보드에 적을 한마디 : 호랑이의 매서운 눈, 소의 우직한 걸음으로 나아간다.
·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클리셰 :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카필드의 마음가짐이 기업가 정신과 닮아있다.
· 나만의 원칙 :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기.
· 나만의 습관 : 약속 시간 10-20분 전에 먼저 도착해서 준비하기.
· 성공하는 창업자의 공통점 : 일을 위한 엄청난 열정.
· 10년뒤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 안주하지 말고 노력하라.
옆에서 보아온 성공하는 창업자의 공통점은 열정이 굉장하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너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들을 보면 그러다 지치거나 건강을 잃을까봐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온전히 스스로를 위해 사용하시라고 말씀드릴 정도에요. 투자처럼 스타트업도 긴 호흡으로 완성하는 일이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창업자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도 이런 열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창업자 본인의 불도저 같은 열정이 필수적이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된 이후에는 창업자가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버려야합니다.
결국 좋은 조직은 좋은 사람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시기에는 독단이 아닌 인재간 소통과 융화가 중요해지죠. 이 때 창업자 역할도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보여주는 리더에서 점차 비전과 방향성을 소통해 좋은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각기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조율자 쪽으로 바뀌어야합니다.
창업자의 열정이 너무 넘쳐 소통과 조율을 소홀히 하는 일이 가장 빈번하면서도 큰 실수라고 생각됩니다.
기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선 뒤에는 소통과 조율이 중요해지지만 애초에 성장 궤도에 올라가는 일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투자 대상 기업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창업자가 과연 불도저처럼 끈기를 갖고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인가”입니다. IMM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를 창업했을 때도 마찬가지이고 초기 기업은 항상 계획과 어긋나는 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때도 지치지 않고 자신의 안목을 믿고 끈기를 가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죠. 간단하게 기업가 정신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런 중요한 특성을 전부 포괄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투자할 때도 창업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쌓기 때문에 창업자에 대한 믿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배달의 민족, 오늘의 집 등과 같은 스타트업에 IMM은 10년 이상 투자 관계를 지속하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매 라운드에 투자자로 참여한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단순 투자 뿐 아니라 스타일쉐어와 무신사 같이 포트폴리오사간 M&A를 주도하며 시너지를 발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이런 장기적인 지원 기반에는 창업자에 대한 신뢰가 필수적입니다.
IMM의 투자 철학도 장기적인 관점과 이를 뒷받침하는 선한 영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투자 결정을 할 때도 “과연 이 창업자가 오랫동안 끈기를 가지고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가?” “IMM은 투자자로서 이 창업자를 끝까지 믿고 지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는 편이죠. 같은 맥락에서 포트폴리오사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도 최대한 많은 이해관계자에게 긍정적인 결정인지 여러 번 고민합니다.
단순히 투자 뿐 아니라, IMM이 사회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 환원 활동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희 장학 재단도 미래 세대가 자유로이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설립했죠. 결국은 모든 것이 호시우보와 선한 영향력으로 귀결되네요(웃음).
창업자 뿐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 라는 저서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를 모르면 생활이 불가능하고 특히 경영자는 기본적인 경제 및 회계 개념을 필히 숙지하고 있어야합니다. 그런데 경제 전문 신문에서조차 특정 용어나 개념을 틀리게 설명하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회계학 공부는 경영을 넘어 교양 필수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사회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 경제사와 회계논리를 쉽게 풀어 설명한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를 추천드립니다.
숫자로 경영하라 | 최종학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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