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카펫 레터 3.
안녕하세요, 매직카펫 매거진입니다!
매직카펫 매거진의 2019년은 10명의 인터뷰와 3개의 레터로 요약됩니다. 7월 24일 첫 글을 발행했으니 한 달에 두 번 정도 업로드한 셈이에요. 인터뷰 시간을 따져보니 대략 780분, 인당 평균 78분씩 저와 인터뷰를 했고요.(인터뷰 전 식사 시간제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면서 사진과 영상을 편집해보기도 하고 매력적인 인용문을 뽑느라 고민하기도 했어요.
''매직카펫'은 '취미’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것, 그 이상의 애정과 에너지를 쏟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그 활동을 가진 인터뷰이들을 저는 '매직카펫 라이더'라고 불러요.
제가 만난 10명의 매직카펫 라이더들은 댄스, 스포츠, 보컬, 드로잉, 여행,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기쁨을 찾고 있었어요. 이 만남들을 통해 저는 일의 범주에 들지 않는 활동들이 우리의 인생에 가지는 의미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설명하는 정체성의 한 조각이기도 했고 삶을 더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것이기도 했어요.
그 활동들에는 즐거움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시간을 견디며 연습량을 쌓아가는 지난한 과정들이 필요했죠. 사마리아님의 단어를 빌자면 ‘사명감, ‘성실성’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에요. 이런 활동들이 ‘놀이'의 범주로 수렴된다는 것도 알았어요. '놀이'는 '반드시 극복할 필요 없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행위'이자 과정과 현재를 음미하는 행위였어요.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저는 늘 한구석에 불안함을 갖고 있었어요. '일의 결과물 외엔 아무것도 못 만드는 사람이면 어떡하지?' 하는. 우리가 꼭 뭘 만들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저는 만들고 싶었어요. 회사의 필요가 아닌 순수하게 나의 필요와 욕구에서 시작한 뭔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매직카펫 매거진’은 제가 혼자서도 뭔가를 만들 수 있고 쭉 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연습하고 쌓아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10번의 인터뷰는 제겐 '놀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잘 노는 사람들을 만나며 저도 제 놀이를 해온 거죠.
"저의 이야기가 의미 있을까요?” 직장에서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온 분이 인터뷰이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이라고 해요. 얼마 전 빌라선샤인(커뮤니티 서비스) 주최로 인터뷰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들은 말이었어요. 이런 물음에 대해 지금 이 순간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의미 있다고 답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종종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이 매직카펫 라이더들의 질문에도 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매직카펫 매거진'은 인터뷰이의 ‘지금’과 저의 ‘지금’이 만나는 자리라는 생각도 했어요. 인터뷰이들은 현재의 생각이나 고민을 말하면서 정리해보고,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의 '놀이'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았으니까요. 함께 해주신 매직카펫 라이더님들 고맙습니다.
들춰보자면 부족한 점, 아쉬운 점도 많아요. 하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객관의 눈으로 분석하기 전에 우선 제 자신을 칭찬해주려고요. 그리고 인터뷰를 읽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2020년의 매직카펫은 어디로 흘러갈지 아직 모르겠지만 내년에도 계속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