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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오 Jul 11. 2018

'침대는 에이스다'

에이스 침대 브랜드텔링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도 글로 옮기고 책으로 출판해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도 실천과 행동으로 이어져야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위원 


 ‘몸짓도 읽힌다’에서 君子欲訥於言, 而敏於行(말은 좀 느리고 둔해도 행동이 민첩해야 한다.)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브 랜드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할지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그 말은 하나의 의견(意見,어떤 대상에 대해 가지는 생각)에 지나지 않습 니다. 말만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허언이나 허풍으로 느낄 수도 있죠. 누군들 허언을 하거나 허풍을 떠는 사람을 신뢰할까요? 아무도 그런 사람을 신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말을 하고 행동 으로 실천해간다면 그 말은 하나의 의지(意志,어떤 일을 이루려하는 마음)가 되고 의지는 브랜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의 지를 갖고 움직이는 브랜드의 실천은 목표가 되고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어 갈 것이기 때문이죠. 


브랜드가 말을 하고 실천하면 
브랜드는 성장하고 진화합니다. 


브랜드가 말을 하다. 

1963년 9월에 ‘에이스침대 공업사’로 시작한 에이스는 20여년 동안 차분히 쌓은 업적을 바탕으로 1980년대부터 방송광고를 통해 ‘수면과학’에 대해 말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과학 한국을 강조하고 있던 터라 과학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 지고 과학인재육성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었죠. 유행을 타고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에이스침대는 이 때부터 시작한 ‘수 면과학’을 꾸준히 이야기 하고 지켜갑니다. 

1990년 에이스침대는 상식을 깨트리는 말을 하죠.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에이스침대 광고,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침대(bed)라는 단어는 고대부터 땅을 파고 자는 장소(badjam, 독일어) 혹은 숨는 장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비나 눈으로 인한 침수를 피하기 위해 다리를 만들어 그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했고, 푹신한 재료를 이용해 잠자리를 가꾼 것이 지금의 침구와 침대입니다.

 일반적으로 침대는 가구(furniture)로 분류되는 것이 예사였습니다. 

에이스침대는 가구인 침대를 가구가 아니라는 역설적인 말을 합니다. 그리고 침대는 과학이라고 얘기하여 가구이상의 의미를 말하기 시작했죠. 수면과학을 이야기하던 에이스침대가 일관성을 갖고 침대의 과학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말의 무게를 견디다. 

에이스침대가 한 말에 대한 무게는 그리 가볍지 않았습니다. 선진국 침대 브랜드는 이미 하고 있었겠지만 국내에선 최초로 침 대에 과학을 도입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죠. 처음 혹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닙니다. 에이스침 대는 그 말의 무게를 견디기 위한 전초기지를 세웁니다. 30여년간 수면과학과 침대과학을 일관성있게 말하던 에이스침대는 1992년 에이스침대공학 연구소를 설립합니다. 

에이스침대공학 연구소에는 제품의 품질을 위해 매트리스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내구성 시험기, 매트리스의 진동 범위를 측정 해 수면시 움직여도 편안한 수면을 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댐핑 시험기, 매트리스 내장재의 쏠림 현상을 측정해 오래 사용해도 편안한 침대가 되는지 테스트하는 롤러 시험기 등 각종 시험기를 갖춰 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누웠을 때 각 부위 하중에 대한 분포를 측정하는 컴퓨맨 시험기와 수면시 뇌파, 심장박동, 안구 움직임등을 측정해 최적의 수면조건을 찾을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 등을 하기도 합니다. 


에이스 침대 광고, 에이스침대공학 연구소


2001년에는 한국인 체형에 적합한 매트리스를 개발하고 2007년에는 청소년의 인체에 맞는 맞춤침대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도 했습니다.
 척추구조에 따른 형상 변화를 실험하고 한국인 생체데이터 포럼을 개최하기도 하죠. 


문맥으로 기억시키다. 

세월이 켜켜이 쌓이는 동안 흙이 퇴적되어 산맥(山脈)이 형성되듯 브랜드의 말과 실천은 켜켜이 쌓여 사람들의 인식에 문맥(文 脈)을 만듭니다. 같은 단어라도 문맥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집니다. 뿐만 아니라 문맥 안에서 단어는 풍성한 의미를 함유할 수도 있습니다. 인지되는 것은 단어 몇 개이지만 형성된 문맥에 따라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메시지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단어가 되기 위해서는 언행일치(言行一致)가 필요합니다. 말을 하고 행동을 일치시키면 각 단어에 살이 붙고 단어와 단어가 연결되어 중요한 메시지를 만들어냅니다. 

1980년 에이스침대의 광고는 ‘수면과학’과 ‘좋은 꿈’을 연결시킵니다. ‘수면과학’을 복잡하게 설명하기 보다 ‘좋은 꿈’을 꾸게 해 주는 에이스침대 만의 노하우로 연결합니다. 1980년대 가구 업계 최초로 품질관리 1등급 업체로 지정되기도 하죠. 1990년 ‘침 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역설적인 말로 또렷한 기억을 남기며, 침대공학 연구소를 설립함과 동시에 품 질검사 전 항목 ‘A’ 등급을 획득합니다. 2000년에는 ‘침대과학은 생명을 위한 과학입니다.’ 라는 말을 합니다. 에이스침대의 광 고를 통한 꾸준한 소통으로 ‘침대, 과학, 에이스’ 라는 단어들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단어들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형성하죠. 



에이스가 진화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형성된 산맥이 굳건히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며 조금씩 변화하며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가듯, 오랜 세월 형성 된 브랜드의 문맥도 무너지지 않고 견고하게 사람들의 인식에 남아있습니다. 문맥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모습은 지키되 시대 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갈 준비를 합니다.
 2014년 30여년간 꾸준히 소통하고 견고하게 만든 에이스침대의 메시지가 진화하기 시작합니다. 



에이스 침대 광고, 침대는 에이스다


줄곧 ‘침대과학’을 부르짖던 광고에서 ‘과학’이란 말이 사라지고 ‘상식’이란 말이 등장하죠.
 에이스침대에서 ‘침대과학’은 기본이라 보편화시키고 ‘침대는 에이스다.’ 는 상식이라 이야기하기 시작한 겁니다. 또 하나의 중 요한 변화는 ‘에이스침대’ 라는 브랜드 명을 ‘에이스’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에이스(ACE)’ 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명사죠. 일반적인 명사는 원래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브랜드의 꾸준한 노력에 의해 한 회사의 브랜드명으로 상징화되는 사 례를 볼 수 있습니다. ‘Apple’ 하면 사과가 떠오르기 보다는 ‘애플’이란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그 예입니다. 에이스침대 는 50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소통을 통해 ‘ACE’라는 일반 명사를 자신있게 브랜드화 하고 있습니다. 

2014년 에이스침대의 브랜드텔링의 변화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맞춰주고 또 한 번 받쳐준다. 1 Spring 2 Play’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HYBRID Z 스프링’의 개발이 그것이죠. ‘HYBRID Z 스프링’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캐나다, 일본, 중국, 멕시코, 인 도네시, 브라질 등에서 특허를 받아 세계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에이스침대_브런치원고                                  에이스침대 홈페이지 문구 ‘에이스가 진화합니다.’


‘HYBRID Z 스프링’은 5가지가 없는 스프링입니다. 꺼짐이 없어 오래 사용해도 꺼지지 않고 탄력을 유지하고, 스프링간의 마찰 로 생기는 소음이 없으며 어떤 체형이라도 빈틈없이 지지한다고 합니다. 흔들림과 쏠림이 없어 옆에서 뒤척여도 흔들리지 않 고 한쪽으로 쏠림도 없습니다. 이른바 에이스침대공학 연구소에서 각종 시험기구들이 내놓는 수치들은 다시 스프링 연구에 투 입되는 것이죠. 

과학적인 시험이 제품 연구로 이어지고, 제품 연구에 의해 제품은 보다 나아지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에이스는 진화하고 있다. 


말만하는 것은 의견(意見)에 지나지 않고 말하고 실천하는 것은 의지(意志)가 된다고 전술한 적이 있습니다. 의지에는 힘이 있 습니다. 성장하고 성숙해지려는 힘이 내재되어 있죠.
 브랜드텔링이 중요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일관된 말을 하고 지키기위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브랜드의 의지가 자라고 견고해 지는 원동력으로, 더 나아가 진화(進化, Evolution)의 힘이 됩니다. 

세상은 변화무쌍합니다. 세상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많은 것들이 변화하죠.
 말을 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변화하면서 써내려가는 인간의 무늬(人文)를 파악하고 변할 수 밖 에 없다는 뜻일 겁니다. 아무런 근거없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니 말입니다.
 세상이, 사람이, 그리고 브랜드가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차원의 것으로 바뀌는 것이 바로 진화입니다. 그래서 찰스 다윈도 

살아 남는 종(種)은 강한 종이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다. 


라고 했나봅니다. 


'침대는 에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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