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텔링 6. 브랜드텔링 속에 담아야 할 ‘나’ - iPhone, 공감
Empathy는 누군가의 모카신(뒤축 없는 신)을 신고 1.6Km를 걸어보는 것이고
Sympathy는 그들의 발통증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Freak의 저자 Rebecca O’Donnell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넋을 잃고 사랑에 빠져 수선화가 되어간 나르키소스처럼 사람들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 묘한 애정을 갖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브랜드텔링에 귀 기울여주는 ‘나’를 포함시켜 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일어난 일이 마치 현실에서 ‘나’에게 일어난 일인 것처럼 느낄 때 ‘공감(共感)한다.’라고 말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공감해!’라고 말을 해주면 그는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믿어줄 것만 같습니다. ‘공감(共感)’은 의미뿐만 아니라 어감마저도 따뜻함을 주는 단어죠.
‘공감’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sympathy와 empathy가 그것입니다.
sympathy는 그리스 어원 sym(함께)과 path(감정)의 합성어로 ‘함께 느끼는’ 이란 의미이며, empathy는 em(속으로)과 path의 합성어로 ‘상대방(속까지) 함께 느끼는’이란 의미라 합니다.
비슷한 의미의 두 단어가 있음은 그 쓰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sympathy는 18세기 도덕철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해 의무감을 내제 한 이성적 공감을 의미하며, empathy는 19세기 중반 이후 독일의 철학적 미학 영역에서 처음 사용되어 영어권에 소개된 단어로 마음마저도 동화되는 감성적인 공감을 뜻합니다. 두 단어는 태생이 다르기 때문에 쓰임도 미묘하게 차이가 나죠. 둘 중 어떤 단어가 더 좋은 의미라는 등의 비교보다는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와 요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두 색깔의 공감으로 브랜드텔링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1985년 Apple을 떠난 13년 동안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초의 객체지향형 운영 체제 ‘NeXTSTEP’을 만들어 훗날 써드 파티 개발자 혹은 개인이 앱을 개발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기초를 다졌고 세계 최초의 Full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로 새로운 콘텐츠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1997년 Apple은 NeXT를 인수하면서 스티브 잡스도 함께 영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Apple의 제2의 전성기는 시작됩니다.
그로부터 1년 후 1998년 Apple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컴퓨터를 선보입니다. Macintosh의 닉네임이었던 ‘Mac’에 인터넷을 상징하는 ‘i’를 이름 머리에 붙인 ‘iMac’이란 이름을 갖고 말입니다.
iMac을 시작으로 애플은 ‘i’를 접두어로 하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MP3 플레이어 iPod, iPod에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는 iTunes, 스마트폰 iPhone, 디바이스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iCloud 까지 새로운 서비스는 인터넷 연결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애플의 모든 제품은 인터넷으로 유기체처럼 연결되고 콘텐츠를 공유하며 사람들 곁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손에서 떠나지 않고 체온과 더불어 콘텐츠도 나누는 iPhone이 있죠. iPhone은 객체지향 운영체제 'NeXTSTEP'의 핵심을 전수받은 운영체제 iOS를 사용하여 Apple의 모든 컴퓨터와 완벽하게 호환되고 전 세계 써드파티와 개인들이 만들어 차고 넘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능과 쓰임' 모두를 고려해서 iPhone이 만들어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것이라 해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임을 Apple은 이미 20여 년간 터득해왔습니다.
iPhone을 사용하는 ‘나’, 기능에 대한 '공감 sympathy'
iPhone이 스마트폰의 시작은 아닙니다. 1992년 IBM이 컴덱스에 콘셉트 제품으로 전시한 Simon이 최초의 스마트 폰입니다. 이후 노키아, 블랙베리 등이 스마트폰을 출시합니다. 2007년 까지 스마트폰에 대해 일반 사람들은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스마트폰은 '고가인 데다가 어렵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죠. iPhone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Apple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광고 영상에서 iPhone과 손을 ‘나’의 눈앞으로 가져옵니다. 마치 ‘나’의 손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가벼운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매력적인 기능이 실행됩니다. 그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죠. ‘나’와 화면에서 iPhone을 사용하는 사람 간에 ‘공감 sympathy’이 생긴 겁니다.
간과하고 넘어가지 말아야 할 것은 매력적인 기능도 쉬운 조작도 이미 iPhone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iPhone이 이러한 제품으로 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실제 사용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사용자의 경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것을 바탕으로 실제 기능을 구현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그 제작 과정 중 고심했던 한 부분을 고스란히 영상 안에 녹여내지 않았을까요?
iPhone으로 삶을 사는 ‘나’, 쓰임에 대한 '공감 empathy'
‘전화만 잘 되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매력적인 기능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말 속엔 삶에 꼭 필요한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와 너 함께 이야기하기(전화)’입니다. 많은 것이 다 필요 없다 하더라도 ‘나’와 ‘너’의 ‘삶’은 꼭 필요하죠. 우리는 그 삶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너와 함께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영상 속엔 평범한 사람들이 폰으로 무언가를 합니다. 꾸며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삶을 보는 듯합니다.
영상을 통해 ‘나’의 일상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거나 하고 싶어 했던 행동들을 보면 ‘나’는 영상에 몰입하고 동화됩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 내면 깊숙한 곳에서 ‘공감 empathy’이 느껴지죠. iPhone으로 삶에 약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만 같은 감정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집니다.
iPhone 영상을 보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가 먼저 사람들에게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나'와 공감하기 위해 '나'의 말을 경청하고 행동을 관찰하며 '공감'으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브랜드텔링에 '내'가 존재하고 '나'도 녹아들어갈 수 있는 거죠. 그리고 묘한 애정을 갖습니다.
iPhone을 좋아하는 '나'는 iPhone을 스마트폰이라 하지 않습니다. 그냥 'iPhone'이라 합니다. iPhone만의 유일무이한 고유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다른 것과 동일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일 겁니다.
스마트폰이 다른 것은 다 따라 할지라도 그 마음까지는 따라 하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요?
같아 보이지만 절대로 같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