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ma Chamelon (1983)
1980년대 초반 부터 미국에는 제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젼이 불어닥치기 시작한다. 1960년대, 롤링스톤즈, 비틀즈 등 제 1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이끈 주역들이라면, 제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젼 역시 또 다시 수많은 영국 밴드들이 미국에 앨범을 쏟아내면서 그 세를 과시했다.
모델 출신의 가수인 사만다 폭스를 비롯해, 글램메탈부문에서 인기를 얻었던 데프 레파드, 화이트스네이크, Wham 출신의 조지 마이클, 보니 타일러, 킴 와일드등이 그 흐름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보이 조지를 필두로 한 영국의 팝 그룹인 컬쳐 클럽 역시 80년대 초 많은 인기를 끌며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권은 물론 국내에서도 어느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데, 80년대 초반 당시 팝 음악에 대해 조예가 조금 깊다면 컬처클럽의 노래는 몇번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컬쳐클럽의 노래들은 상당히 좋은 곡들이 많다. Do You Really Want To Hurt Me는 1982년 이들의 세번째 싱글이었으며, 영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웨덴 차트 1위를 기록하였고 빌보드 Hot 100차트 2위라는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1983년 발표한 Karma Chameleon역시 영국, 미국, 스위스, 스웨덴, 호주, 벨기에 등 여러 국가에서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미국에서는 150만장, 영국에서도 149만장을 포함, 세계적으로는 5백만장의 판매기록을 보유할 정도로 대히트를 치게 된다.
노래를 듣다보면, 뮤직비디오가 매우 재미있는 것을 알게 되는데, 1870년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증기선과 보석도둑이 등장한다. 사람들의 의상은 천연색으로 아주 화려한데, 노래가사에서도 색감에 대한 표현들(Red, Gold and Green)이 나오며, 그에 걸맞게 뮤직비디오 속 등장하는 보이 조지 역시 화려한 색깔의 의상과 화장으로 분위기를 맞춘다.
원래 보이 조지가 아주 화려한 색감으로 화장으로 옷을 입었는데, 실제로 코스모폴리탄 1984년 12월판에 보면 커버모델로 보이 조지가 등장하는데, 얼핏보면 여자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목소리도 남성치고는 매우 부드럽고 감미롭다. 미성이 상당한데, 다른 가수들과는 다소 다른 느낌의 미성이다.
상당히 여성적인 미성이다.
실제로 보이 조지는 게이이지만 결코 자신이 게이인 것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1985년 저 유명한 바바라 월터스와의 인터뷰에서 성적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양성애자라고 했고, 많은 여자친구들만큼이나 남자친구들도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자유분방한 음악-영화 예술계에 동성애자가 많은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컬처클럽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이 Karma Chameleon이다 보니 그 밖의 TV시리즈 등 여러 매체에서 활용되었는데, 미국의 인기 TV애니메이션인 퓨처라마(Futurama. 심슨가족의 제작진이 만들었다)에서도 등장인물인 릴라가 코마(혼수상태)에 빠지자 다른 등장인물인 벤더가 Coma, Coma Coma, Coma, Coma, Comeleon이라고 하며 노래의 한소절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모르는 사람은 뜬금없이 웬 것인가 싶을 것이다. 바로 이 Karma Chamelon의 한 소절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1981년 조직된 컬쳐클럽은 보이 조지(Boy George. 1961~ . 리드 보컬), 마이키 크레이그(Mikey Craig. 1960~. 베이스 기타), 로이 헤이(Roy Hay. 1961~. 기타 앤 키보드), 존 모스(Jon Mose. 1957~. 드럼 앤 퍼커션)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5천만 이상의 음반을 판매했고, 브리티시 뉴 웨이브,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이끈 주역이며, 1984년 브릿 어워드(Brit Award)를 수상한 이들은 폴리스 같은 영국밴드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진출해서 크나큰 성공을 거둔다.
Colour by Numbers라는 두번째로 출시된 이 앨범은 전세계적으로 1천만장 이상 팔렸으며, 롤링스톤즈 매거진의 100 Best Albums of the 1980s에서 96위에 랭크되었고, '죽기전에 반드시 들어야할 1001개 앨범'이라는 책에도 당당하게 등재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