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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아빠 Jun 23. 2020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1970)

그리스 출신들 중에는 상당히 뛰어난 뮤지션들이 많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뮤지션인 조지 마이클도 아버지가 그리스인이었고 1950년대에 영국으로 이민을 왔다. 


또한 나나 무스쿠리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그리스 가수이다. 그리고 지면에서 소개할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역시 그리스가 내놓은 유명한 밴드이다.

이들은 1967년에 조직된 그리스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이다. 록음악 장르의 하나로 일컬어지는데, 대표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장르 중의 하나가 1960년대 후반들어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마치 LSD같은 환각제를 흡입하고 보는 것과 같은 몽롱함 등을 음악으로 표현한 사이키델릭록이다. 이들의 음악도 약간 사이키델릭한 면이 돋보인다.


음악 자체를 영상화시킨다면 마치 뿌연 안개속에서 펼쳐지는, 깨끗하고 고화질의 테크니컬러 대신 값싼 그래서 다소 비오듯 줄무늬도 한두개 있는 컬러가 연상되는 그런 느낌이다. 


이들의 노래 중에서는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선율을 보여주는 것도 매우 많다. 하지만 End of The World같은 곡들은 음악에서 느껴지는 선율도 매우 강하고 독특한 느낌을 준다. 


동시대에 많이 불려진 비틀즈나 슈프림즈, 루루 등과 달리 영어권 록과는 사뭇 다른 감성이 느껴진다. 


뮤직비디오를 보거나 가만히 들어보면 이들의 음악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의 마천루와 넓고 쭉 뻗은 도로에서 느껴지는 감성과는 달리 장 폴 벨몽도, 오마 샤리프 주연의 대도적(Le Casse. The Burglar. 1971)의 느낌이 나는, 

좁고 번잡하며, 크롬이 번쩍이는 대형차보다 추레해 보이는 소형차가 그득한 그런 유러피언 감성이 훨씬 더 물씬 느껴진다.


반젤리스 파파타나소(Vangelis Papathanassiou. 1943~. 키보드), 데미스 루소(Demis Roussos. 1946~2015.  베이스 기타, 보컬), 루카스 시데라스(Lucas Sideras. 1944~. 드럼), 실버 컬루리스(Silver Koulouris. 1947~. 기타)가 멤버였고 이 중 반젤리스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 미싱(Missing. 1982)을 비롯해 불의 전차(Chariot of Fire. 1982)의 음악을 제작해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필자가 좋아하는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곡을 꼽자면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이다. 우리말로 하면 봄, 여름, 겨울 그리고 가을이다. 


이 곡을 처음 듣게 된때가 초등학교 때였는데, 이때 가을이 영어로 Autumn과 Fall 두개라는걸 알았으니까. 그만큼 머릿속에 콱 박혀있는 곡이기도 하다. 그만큼 필자에게는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역시 강하게 인상이 남는 편이다.


이들의 곡 중 Let Me Love Let Me Live(1969)는 강한 기타 리프와 60년대 사이키델릭록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데, 다소 헤비메탈적인 느낌마저 받았을 정도이다. 그래서 이들의 의상이 조금만 더 화려했다면 게리 글리터나 마크 볼란 급으로 올라설 수 있지 않았는가를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아프로디테스의 또 하나의 재미있는 점은 이들은 매우 특이하게도 오르간. 즉 풍금을 악기로서 사용했다는 점이다. 


보통 교회음악이나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쓰는 오르간을 록음악에 썼다는 것 또한 놀랍기도 하고 오르간에서 내뿜는 그 독특한 음을 잘 사용했다는 점은 아프로디테스 차일드가 특이한 느낌을 주는 밴드라는 걸 입증시키게 한다.


그리스어권에서도 영어로 된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노래는 주로 이태리, 영국, 네덜란드 등지에서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사이 나름 팬층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1972년에 해체되는데, 상당히 짧은 활동기간동안 2000만장의 음반을 팔았으며, 비록 미국시장에 안착하지는 못했지만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음반차트에서는 나름 선전을 한 편이다. 


솔로커리어를 걷게 되면서 해체가 되었는데 반젤리스는 영화음악쪽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데미스 루소도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해 6천만장 이상의 음반판매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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