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To Alaska (1960)
가장 미국적인 느낌을 풍기는 영화라고 하면 단연 서부영화이고, 가장 미국적인 느낌을 풍기는 음악이라고 하면 컨트리뮤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장 미국적인 느낌을 주는 배우인 존 웨인이라는 이 세 조합이 딱 어우러지는 영화가 있다. 바로 North To Alaska로 1959년 알래스카가 미국의 정식 주(州)로 편입되면서 제작된 영화이다.
공교롭게도 영화에 사용된 음악은 조니 허튼의 North To Alaska였다. 이 노래를 부른 조니 허튼은 1950년대에 많은 인기를 끌었던 컨트리 가수로서 Honky-Tonk Man, The Battle of New Orleans등 미국적 정서가 가득 풍기는 컨트리 풍의 노래를 많이 발매하였고, 50년대 당시 미국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장식하기도 했다.
1964년부터 비틀즈, 롤링스톤스, 허먼즈허미츠등이 미국 음반시장에 진출하면서 일으킨 돌풍을 가리켜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고 하는데, 50년대에는 미국음악이 세계시장을 휩쓸었고,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The Battle of New Orleans는 실제로 1814년 12월 23일부터 1815년 1월 8일까지 벌어진 전투로 신생국 미국과 대영제국과의 전투였다. 당시 미군의 피해는 전사 55명에 그쳤지만 영국은 무려 386명이 전사하는, 대영제국을 완전히 뭉개버린 전투였다.
이를 다룬 노래였음에도 영국 싱글차트 16위에 올랐을 정도였고, 당연히 미국 빌보드 컨트리 싱글 차트 1위, 빌보드 Hot 100차트 1위, 1959년 연간 빌보드 누적 차트 1위를 기록한다.
이에 반해 North To Alaska는 영국 싱글차트 23위, 미국 빌보드 Hot 100차트 4위에 그치게 된다. 필자는 참고로 이 노래와 함께 Whispering Pines과 All For The Love of A Girl을 좋아한다.
자니 호튼의 노래는 컨트리답게 시골의 정서가 물씬 풍기며, 노래가 매우 시끄럽다거나 불건전한 요소를 품고 있다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존 덴버의 노래처럼 컨트리 음악 특유의 정서를 품고 있다. 2018년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눈으로 볼 때 우리의 1950년대는 아주 가난하고 도시화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현대사회가 아닌 전근대적인 모습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 이미 1948년에 연간 자동차 생산량이 8백만대를 넘어섰고 전후 일본 서독, 프랑스, 영국등이 산업화를 빠르게 진행하던 1950년경만 해도 전세계의 자동차 생산대수가 1057만대였는데 그 중 미국은 혼자서 800만대를 생산했다.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motor_vehicle_production
2위인 영국은 고작 78만대 생산에 그쳤다. 이미 도시화가 완벽하게 진행되고, 뉴욕, 시카고, 보스턴, 디트로이트, 휴스턴, 샌안토니오,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시애틀은 2018년 시점에 보아도 모든게 갖추어진 대도시였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평온한 시골의 정서를 잊지 못하는 듯하다. 도시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가족중 누군가는 시골과 연관되어있고, 인구 수백만이 모여사는 대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농촌과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 그걸 갈구하는 인간 본연의 정서가 미국에서는 컨트리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질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조니 허튼의 노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음에 남는 듯 하다.
조니 허튼은 1925년 캘리포니아주 LA에서 태어났고 컨트리가수로 크게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1960년 11월 4일 자정. 11월 5일로 넘어가는 시간대 즈음에 다른 멤버인 토미 톰린슨(1930~1982), 틸만 프랭크스(1920~2006)과 함께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차를 타고 쉐레브포트로 향하는 중이었다.
이들이 탄 차는 캐딜락으로 차의 길이만 5.7미터, 폭이 무려 2미터나 되는 거대한 차였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과속을 하게 된다. 그 결과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마침 지나가는 트럭기사가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던 도중 숨을 거두게 된다.
조니 허튼의 North To Alaska이외에도 The Battle of New Orleans, Whispering Pines등 다른 곡들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