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라는 건 언제 아셨어요?

청승 좀 그만 떨라네요, 엄니

by 박점복

그건


의심의 여지 없는 거짓말이었고 말고지요.


"엄마는 배 하나도 안고파. 아이고 내 새끼, 하루종일 얼마나 배 고팠을까, 많이 먹어! 너 먹는 것만 봐도 엄마는 배불러!"


'꼬로록' 소리가 밖에서도 다 들릴 만큼 큰 데도 괜찮다니.


고픈 배 행여 들킬새라 움켜쥐고 감추시던, 끼니 떼울 게 없어 전전긍긍 걱정던 세월 우리네 어머니들.


좀 살만하니 여기저기 성한 구석 없이 표시를 내기 시작하는 아픈 몸, 왜 그리 먹을 것, 맜있는 거 지천인 세상 왔는 데도 드시고 싶은 게 없다실까? 아니 드실 수 없게 되셨을까?


입에서 땡기질 않는다시니....... 이제는 엄니 드시는 것만 봐도 자식된 우리가 배가 부르고 좋건만 그렇게 못하시니 마음이 너무도 쓰라려 치유조차 어렵다.



'라테!는


말이야', 꼰대 소릴 들 을 수 밖에 없던 옛날 못 먹고 못 입던 시절 통할 법한 얘기일테다. 언감생심 버리는 게 반(半)이나 되는 먹을 것 넘쳐나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겐 상상이 쉽질 않을 테니 어떤 방법이 통할지.


영양가 따져가며 이것은 먹어도 되고 저것은 살만 찌고 칼로리만 높은 음식이니 아무리 입에서 땡겨도 먹을 수 없고...... 참 상전벽해 라더니. 급격히 변해서는 적응이 쉽질 않 좀처럼 이해도 어렵기만 하다.


그 놈의


'가난'팔이 그만 좀 할 수 없느냐지만 살아온 세월이 그것 밖에 남은 게 없으니 어쩌겠는가? 그토록 건강에 좋다는 것만 골라서 맘껏 먹도록 정성을 다 기울여 조리해 바쳐도 입에 도대체 넣으려고 조차 않으며 싫다니, '정말 복에 겨워도 보통 겨운 게 아닌 가보다'


계란 후라이는 본인 입 근처에도 못 갖다 대면서, 그래도 띄엄띄엄 보이는 쌀만 주걱으로 긁어 모아 도시락에 담아주시는 데도 감사할 줄 모르고 입이 이만큼이나 나와서는 부자집 친구 경원이 도시락 속 내용물과 비교만 해댔으니.


언제 엄니는 계란 후라이에 쌀밥 드셔 보셨을까? '엄마는 많이 먹었어. 오늘 도시락 맛있게 먹어!' 혼자 부억 부뚜막에서 솥에 그나마 남은 보리밥 긁어 배 채우시던 우리 엄니!


요즘이야 자식들의 배부른 소리 들으며, 엄마가 된, 아빠가 된 우리 역시 부족함 없이 영양가 챙기고 있다. 맛 선택해 가면서.


물론 자식에게, 엄마도, 아빠도 맛있는 것 먹어야 한다는 것 빠뜨리지 않고 가르친다. 거짓말로 '엄마는, 아빠는 배 안고파' 라고 하도 물론는다.


"아빠도 맛있는 거 먹고 싶거든!, 너만 배고픈 거 아니야. 엄마도 배고파!" 그렇다고 하나 밖에 없는 것 자식 못 먹게 하고 달랑 먹어치우는 부모 있을까만.


누구나 웬만하면 먹고 싶은 것, 맛있는 것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자식 때문에 배가 그렇게 고픈 데도 안 그런 척 하시던 엄니가 쩍 더 그리운 건 왜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