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우리 손을 놓겠다네요

그래도 고마워

by 박점복

고야, 구야, 그리고 마야까지 말수 적은 우리 집 분위기에 활력을 듬뿍 불어넣으며 온갖 귀여움을 다 떨었는데. 기분까지 업(up) 시키는 데 고 녀석들 만한 게 있었을까?


어랏! 그런데 막내 '마야' 녀석이 어째 어깨가 축 처져 아프단다. 아침마다 새 물로 갈아주며 사랑 확인 철저했는데. 어련히 잘 크기도 했었고.


먹거리로 변신시켰다면 그냥 그렇게 고구마로써의 몫에 충실한 채 생을 마감했을 테지만 순전히 우리의 부주의, 무관심 때문에 싹이 나는 사단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게 녀석들과 또 다른 삶의 인연이 되었으니 감사했지만.


남들은 애완동물들이 선사하는 애교와 재롱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산다데, 딱히 도리 없는 우리에겐 요놈들이 제격이었다. 생명이 함께하는, 아무나 줄 수 없는 선물이다.


크고 씩씩했던 첫째 '고야', 둘째 '구야', 막내를 '마야' 라 부르며 친밀감을 돈독히 쌓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에게 아침마다 밤새 이만큼 컸다고 뿜뿜대며 자랑을 어찌나 해대던지. 덩달아 힘을 얻었잖은가.


한데 며칠 전 막내가 이상한 증상을 보였다. 잎은 아직 싱싱하게 잘 뻗고 있는데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몸체가 어째 시름시름이다. 두 달 이상 아침마다 삶의 재미를 듬뿍듬뿍 선사하던 녀석이.......


사랑이 부족했을까? 보살핌이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까? 별의별 생각으로 머릿속은 복잡했다.



생명의 신비로움 만끽하며 더불어 지낼 수 있는 여유를 그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는가? 그렇게 마야를 안타깝게 보내고는 남은 두 녀석에게 애틋한 애정 온전히 쏟고 있었다.


이 땅에 태어난 생명과 맺은 관계야 물론 언젠가는 이별이라는 원치 않는 아픔을 맞게 된다. 그때가 언젠지는 하늘만 아는 영역이기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가 모든 생명체의 몫이리라. 서로 보듬으며 허락받은 수명 다 할 때까지 내야 할 역할 고민하서.


고야와 구야는 건강하게 오랫동안 삶의 끈 놓지 않고 끝까지 더 누리길 바랄 뿐이다. 아침이면 예쁘게 사랑 전하며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게 전부이긴 했지만.


"사랑해! 무럭무럭 아프지 말고 잘 커 줘!"


혹시 게으름이나 무지로 고야와 구야가 어려움 당하지 않도록 있는 힘 다할 것을, 마야는 비록 잃었지만, 다짐해 마지않았다. "고야! 구야! 튼튼하게 오랫동안 파이팅!"


'너희 없으면 우리 집은 적막강산이나 다름없는 거 알지.....'


별 치료 방법도 없이 저 지켜만 봐야 한다는 사실, 너무도 아팠다. 렇게 그만 고야, 구야 역시 질긴 생명의 끈을 놓으며 2022년 8월 17일 고야, 그리고 8월 20일 구야도 3일 간격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먹먹하고 아픈 맘 추스르는 데 한참은 걸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