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
오늘 바로 제55회 로테르담 영화제가 열리는 날이다. 매년 1월 말, 네덜란드의 항구 도시 로테르담은 호랑이의 물결로 일렁인다. 1972년 후베르트 발스(Hubert Bals)가 설립한 IFFR은 시작부터 명확했다. 화려한 레드카펫이나 거대 자본이 설계한 매끄러운 서사 대신, 이곳은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영화적 언어와 날것의 실험에 집착한다. 로테르담은 가장 낯선 곳에서 영화의 미래를 길어 올리는 대안적 안목 그 자체로 하나의 독보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IFFR이 지닌 가장 선명한 정체성은 메인 경쟁 부문인 ‘타이거 상(Tiger Award)’의 규칙에서 드러난다. 이 상의 후보는 오직 데뷔작 혹은 두 번째 장편을 연출한 신인 감독에게만 자격이 주어진다. 거장들의 신작을 예우하며 모시는 다른 영화제들과 달리, 로테르담은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이들의 가능성에 판을 깔아준다. “영화의 미래는 과거의 영광이 아닌, 지금 막 시작된 누군가의 손끝에 있다”는 이들의 신념은 수많은 거장의 탄생을 예고해 왔다. 한국 영화계에게 로테르담은 단순한 영화제가 아닌, 세계 무대로 나가는 ‘첫 번째 문’이었다. 1997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한국 영화 최초로 타이거 상을 거머쥐며 그 신화를 썼고, 이후 박찬옥, 양익준, 박정범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14년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는 한국 영화가 로테르담에서 거둔 다섯 번째 타이거 상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저력을 증명했다. 비록 메인 타이거 상은 아니더라도, 2020년 김용훈 감독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심사위원 특별상)과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Bright Future 상) 수상은 로테르담이 여전히 한국의 새로운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2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로 세워진 현대 건축의 전시장 로테르담은, 영화제 기간 동안 도시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상영관으로 변모한다. 관객들은 호랑이 로고가 새겨진 굿즈를 걸치고 자전거를 타며 도시 곳곳의 상영관을 누빈다. 이 굿즈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나는 주류 밖의 예술을 지지한다’는 취향의 표식에 가깝다. 맥주 한 잔을 들고 감독과 관객이 격의 없이 토론하는 광경은, 로테르담이 영화를 ‘박제된 예술’이 아닌 ‘살아 있는 일상’으로 대하는 방식을 상징한다.
2026년 제55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는 1월 29일부터 2월 8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한겨울의 칼바람을 뚫고 모여든 시네필들은 여전히 호랑이 아래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기적을 기다릴 것이다.
로테르담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이미 완성된 거장의 이름인가, 아니면 이제 막 꿈틀대기 시작한 낯선 가능성인가.” IFFR은 정형화되지 않은 시도들을 뜨겁게 껴안는다. 로테르담 항구에서 시작된 이 에너지는 차가운 북해의 겨울바람보다 강렬하며, 그것이 우리가 매년 1월 네덜란드를 바라봐야만 하는 이유다.
IFFR 공식홈페이지
IFFR SHOP
Brand Nam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 (IFFR)
Established 1972
Upcoming Schedule January 29 – February 8, 2026 Signature Award Tiger Award (데뷔작 혹은 두 번째 장편 감독 한정)
Brand Keyword Discovery, Avant-Garde, New Voices
Notable Korean Winners (Tiger Award)
1997: 홍상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2003: 박찬옥 《질투는 나의 힘》
2009: 양익준 《똥파리》
2011: 박정범 《무산일기》
2014: 이수진 《한공주》
Recent Major Wins (Other Sections)
2020: 김용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Tiger Competition - Special Jury Award)
2020: 윤단비 《남매의 여름밤》 (Bright Future Award)
Merchandise Identity 호랑이 로고를 활용한 에코백, 의류 등. 영화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팬덤의 상징물.
https://youtu.be/rA3v4tiXEG8?si=jisKTDkf3Cmoh0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