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반의 반쯤, 실낱쯤

by 박주혁

상처가 났다.

쓰라리다.

애써 약을 바르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아물테니.


아물었다.

시간이 지났다. 아물만큼.

약간의 얼룩덜룩하고,

울퉁불퉁한 흉과 함께.


그랬네, 그랬었다.

상처는 흉을 남긴다.

마치 구태여 그때를 기억할 수 있게.


흉은 어느새 내가 되고,

나로 종속되어,

나로 살아간다.


하나 둘 늘어나는 흉은,

진정 흉이 되고,

나 조차도 내 것을 보기 힘들어진다.


장갑에,

마스크에,

살색깔 하나하나를,

안감힘을 쓰고 가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렇게 나를 감추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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