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크고 작은 모임에 참여하기도 하고 또 주관하기도 한다. 작은 독서 도임, 회사에서의 과제 회의 그리고 대형 콘퍼런스 등이 모두 모임의 일종이다. 모임에는 반드시 주관자와 참여자가 존재한다. 각자 맡은 임무를 완수할 때 모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에 그 내용이 나와있다. 저자 프리야 파커는 '모임 전문 조력자'라는 특이한 직업의 소유자다. 아랍과 아프리카 및 인도에서 평화 구축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지속적 대화라는 집단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서로 다른 민족, 인종, 종교 간 단절된 관계를 이어 주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직업 뒷면엔 특이한 성장 이력이 존재한다. 소를 숭배하는 인도 출신 어머니와 소를 도축하는 미국 출신의 아버지에서 태어난 그녀는 갈등하는 두 문화 사이에서 성장했다. 어릴 때 느꼈던 그룹 간 갈등의 본질을 공부하기 위해 MIT, 버지니아 대학교에 진학했고, 공공 정책과 정치 사회학을 각각 전공했다.
나는 작년 가을에 다소 특이한 모임을 주관한 적이 있다. 링크드인 팔로워 1004명 돌파를 기념하는 '천사모임'이 그것인데, 쑥스럽지만 팬미팅의 일종이었다. 모임은 다가오는데 막상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다. 이때 이 책은 내게 족집게 과외 선생님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모임에 활용했던 것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바로 공정한 참여였다. 목소리 크기에 발언 시간이 비례하지 않고, 누구나 똑 같이 주어진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적절히 매너 있게 개입했다. 덕분에 모임은 서로를 존중하며 알아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내용을 인용해 본다.
"모임을 자유방임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정말로 손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까? 손님들을 내버려 두면 손님들이 자유를 누리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한 손님이 다른 손님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될 뿐이다. 더 좋은 모임을 가는 길에 놓인 중요한 발판 중 하나는 당신에게 주어진 권력의 필요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모임을 주재하겠다면 주재하라. 한 시간 또는 하루 동안 왕국을 세우기로 했다면 그 왕국을 통치해라. 자비로운 통치자가 되라."
"내가 말하는 사려 깊은 배제란, 어중이떠중이가 모여 다양성이 묻히는 대신 모임에 경계를 세워서 모임 내부의 다양성이 부각되고 강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모임의 목적과 장소 및 참가 기준 정하기, 진행 방법과 마무리하기 등 비교적 모임의 모든 것이 서술되어 있다. 다시 모였으면 좋겠다는 천사모임 멤버들의 의견들이 DM을 타고 속속 도착하고 있다. 따뜻해지면 다시 모임을 주선할 생각이다. 다소 부족했던 점은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다시 이 책을 통해 공부할 생각이다.
크고 작은 모임을 주관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