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독감으로 미국에서 죽는 사람들이 한해 3만 명이 넘는다. 이건 그저 조금 센 감기 정도다.”
지난 2020년 3월, 미주리대학병원 일반 중환자실 한 의사에게서 들은 이 말을 나는 잊지 못한다. 그때는 그랬다. 그는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얼마 뒤, 뉴욕과 시애틀에서 대규모 유행이 일어났다, 그해 11월, 미국 3차 대유행 때에는 이 곳 중부에 있는 미주리대학병원 코로나 중환자실에서도 나는 매일 주검을 마주해야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2018-19년 독감 시즌에 3만 4천 명 가량이 독감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한 해 코로나로 숨진 사람들은 이보다 10배 정도 많은 33만여 명이다. 2021년 4월 30일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로 죽은 사람들은 무려 57만여 명에 이른다.
아직도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백신 보급이 늦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일상으로 되돌아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난해 이맘때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백신의 보급으로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선두로 이제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야외에서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방문도 코로나 이전처럼 자유로워질 것이다. 코로나 19 대유행 지였던 뉴욕시는 오는 7월 1일부터 도시를 개방하겠다고 천명했다.
2021년 4월 30일,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43%.
아직 집단면역 수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섣부른 낙관론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이 곳 코로나 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이 여전히 두려움과 우울감 속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않된다.
지난 1년 넘게 코로나 중환자실에서 환자와 가족, 병원 스태프를 돌보며 두려움과 우울함, 삶과 죽음과 매일 대화를 나눴다. 이 책은 그 대화의 작은 결과물이다. 그리고, 나는 감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두려움과 우울함에 대해서 이렇게 선언하고 싶다.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