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화산

감정 표현은 나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스리려는 용기가 중요

by 박진우


재원의 마음 한켠에는 평소엔 잠잠히 잠들어 있지만,

가끔 심술궂은 연기를 뿜어내는 작은 화산이 숨어 있었어요.
그 화산은 마치 웅크린 짐승처럼 마음속에 숨어 있다가
재원가 답답하고 속상해지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죠.


오늘 아침도 그랬어요.
재원는 가장 좋아하는 공룡 티셔츠를 입으려다 깜짝 놀랐어요.
엄마가 어젯밤에 그 티셔츠를 빨아버렸던 거예요.
“내 공룡 티셔츠! 왜 빨았어요!”
마음속 화산이 ‘꾸르릉’ 소리를 내며 끓어올랐고,
가슴속이 뜨거운 용암으로 가득 차는 것만 같았어요.
결국 화산은 ‘콰광!’ 하고 터져버렸어요.
“엄마 미워! 몰라, 몰라!”

화산이 터지자, 뾰족하고 뜨거운 용암 같은 말들이

엄마의 마음을 할퀴며 쏟아져 나왔어요.
따뜻하던 아침 공기는 순식간에
회색 화산재가 내려앉은 것처럼 차갑게 식어버렸죠.
엄마의 얼굴엔 슬픈 그림자가 드리워졌고요.


유치원에서도 화산은 또 한 번 폭발하고 말았어요.
재원는 친구 수아와 함께 멋진 성을 쌓고 있었는데,
수아가 실수로 블록을 툭 치는 바람에
성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어요.
“너 때문이야! 다 망가졌잖아!”

‘콰광!’ 두 번째 폭발이었죠.

수아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재원야, 너랑 있으면 무서워. 꼭 화산이 터지는 것 같아.”


수아는 다른 친구에게 가버렸고,
재원는 무너진 블록들 사이에 홀로 남았어요.
뜨거운 용암이 둘레를 흐르는 듯해
아무도 다가오지 못할 것만 같았죠.
즐거웠던 놀이도, 친구도
모두 화산재 속에 묻혀버린 듯했어요.

그때 선생님이 다가와
재원의 등을 조용히 토닥여 주셨어요.
“우리 재원 마음속 화산이 또 터졌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선생님은 다정하게 속삭였어요.

“선생님이 마음속 화산의 불을 끄는 아주 멋진 방법을 하나 알려줄까?”


선생님은 재원에게
‘용감한 소방수 숨결’을 가르쳐 주셨어요.
“화가 나서 가슴이 뜨거워질 땐
먼저 코로 시원한 바람을 가득 들이마셔.
하나, 둘, 셋!”
재원는 선생님 말대로 깊게 숨을 들이마셨어요.

“그다음엔 입으로 ‘후—’ 하고 길게 내쉬며

마음속 불씨를 꺼주는 거지.
마치 소방수가 불을 끄는 것처럼 말이야.”

재원는 선생님을 따라 ‘후—’ 하고 숨을 내쉬었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부글부글 끓던 가슴이
조금씩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죠.


마음이 차분해진 재원는 수아에게 다가갔어요.
“수아야, 미안해. 아까 내 마음속 화산이 터져서 그랬어.”

수아도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다시 블록을 쌓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전보다 훨씬 멋진 성이 완성되었답니다.


집으로 돌아온 재원는
그림을 그리다가 가장 아끼던 파란색 크레용을
그만 ‘똑’ 하고 부러뜨리고 말았어요.
또다시 가슴속 화산이 끓어오르는 것 같았지만,
재원는 용감한 소방수 숨결을 떠올렸어요.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 하고 길게 내쉬었어요.
한 번, 두 번.
그러자 마음속 화산은 터지지 않고
조용히 잠이 들었답니다.
재원는 다른 파란색 크레용을 골라
그림을 마저 완성할 수 있었어요.

그날 밤, 재원는 잠자리에 누워 생각했어요.
‘내 마음속에 화산이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화산을 잠재울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소방수는 바로 나야!’



생각해 보기

여러분 마음속에도 작은 화산이 있나요?

그 화산을 잠재우기 위해 여러분은

어떤 용감한 소방수가 되어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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