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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won Feb 12. 2017

내가 무엇을 왜 어떻게 앞으로

이정표가 안 보일 때

대학교 때 꽤 자주 들었던 말이 있었다.


"난 네가 진짜 부러워.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잖아. 난 도저히 모르겠거든."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언론계에서 인턴을 해왔고 관심사도 온통 뉴스에 포커스가 맞춰진 탓에 진로를 결정할 때 큰 고민이 필요 없었다.


친구들, 후배들, 심지어 선배들까지 내게 와서 어떻게 좋아하는 일을 찾냐고 물었을 때, 나는 자신 있게 되물었다. "그게 왜 어렵죠?" 정말, 진심이었다....




내가 그 당시 추천한 방법이다


1. 일단 가고 싶은 분야를 세 개로 좁힌다

    --> 예를 들어: 세일, 마케팅, 헤드헌팅

    --> 다만 전공이랑 어느 정도 관련이 있어야 한다.

    --> 예를 들어 저널리즘 전공인데 은행에 가고 싶으면 비즈니스 복수전공이나 은행 back office 인턴 지원 등

    --> 다양한 분야에서 해보는 것이 좋다.


2. 고른 세 분야에 대해서 충분한 조사를 한다.

    --> 구글링, 관련 분야 사람들 만나보기 등등


3. 그 분야에서 인턴쉽을 해본다


4. 대충 싫어하는지 괜찮은지 윤곽이 나온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악의 조언이 아닐 수가 없다.




어떤 부분은 내가 크게 헛소리를 한 것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1. 전공 관련된 일만 하면 그 분야를 깊게 알 수는 있지만 대학교 때와 사회 초년생 때는 이것저것 해보면서 두루두루 배우는 게 좋은 것 같다. 이것저것 다양한 분야를 알면 내가 모르는 것과 아는 부분, 그리고 앞으로 알아야 하는 부분의 점들이 조금 더 잘 연결되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


2. 관련 스킬만 있으면 전공 밖 다른 분야도 취업은 가능한 것 같다 (엔지니어링, 건축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 제외). 예를 들어 작년에 취업준비를 하면서 받은 오퍼들은 sales, operations, retail manager 등 저널리즘인 내 전공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분야였다.



하지만 내가 지금 나의 과거에 했던 조언에 공감이 안 되는 이유는


1. 그 분야에서 인턴을 해봐도 실제 풀타임으로 하는 것과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

2. 일이 좋아도 다른 여건 (월급, 근무환경 등)이 불만족스러우면 그 일이 싫어질 수 있다.

3. 사람이란 동물은 마음이 자주 바뀐다.

4. 내가 그 일을 좋아해도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적으로 sustainable하지 않을 수 있다.

5. 고로 내가 그 일을 좋아해도 여러 이유 때문에 그 일이 싫어지는 기괴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이유는 짧게 설명하자면....

타블로의 BloNote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 모두들 겪는 고민 같은데 또 나만 겪는 고민 같기도 하고.

아는 친구가 A quarter life crisis라고 한다. 맞는 말 같다.


내가 뭘 원하는지에 따라서 직업이 결정되어야 될 것 같은데 내가 결국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니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이 배에서 내려야 되는지 끝까지 항해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이 길이 맞나...? @네팔어딘가


나는 도대체 뭘 원하는 것일까?

어떤 날은 매일 커피 한잔만 마실 수 있는 돈이 있어도 온 세상이 내 것 같고

어떤 날은 나보다 더 멋진 작품을 프로듀싱하는 동료가 한없이 부럽고 샘이 난다

어떤 날은 티비에 나와서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어떤 날은 그냥 6시에 퇴근하고 집에 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으면 행복할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망하면 어떡하지... 내게 망한다는 의미는 뭐지? 그것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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