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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플레이어 Jul 20. 2023

게임카페 좋아하세요? 프로젝트 문의 햄햄팡팡

월간덕후#2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소개합니다!


* 7월 25일 게임사 '프로젝트 문'이 모바일 게임 '림버스 컴퍼니' 개발에 참여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프로젝트 문은 26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인 SNS 활동이 회사에 피해를 주었음을 해고 사유로 제시했으며, 해당 활동이 불법촬영 규탄시위, 낙태죄 폐지 등에 찬성하는 글로 추정되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게시한 '프로젝트 문'의 IP 운용 방식을 다룬 두 편의 글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했는데요. 저희는 글을 내리기 보다는 1) 해당 사건에 대해 콘텐츠 상단에 공지하고, 2) 콘텐츠 내에서 직접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추천하는 내용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아직 사건의 경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에 의견을 내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저희 콘텐츠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이렇게나 다양하구나! 새삼 놀라고 있는 요즘입니다.

게임을 테마로 한 카페 역시 그 중 하나인데요. 게임 IP를 활용해 온라인 상에서 2차 창작물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침 지난번 소개한 호박벌의 최애 인디 게임사 ‘프로젝트 문’이 운영하는 게임 카페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호박벌과 달리 저는 '프로젝트 문'의 게임을 플레이해 본 적이 없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은 제게 게임 카페가 어떤 공간으로 다가왔는지 소개해보려 합니다!



IP 천재 프로젝트 문의 게임카페

‘프로젝트 문’이 운영하는 게임카페의 이름은 ‘햄햄팡팡’입니다. 게임 속 캐릭터 롤랑이 좋아하는 뒷골목의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의 이름인데요. 게임 속에서는 캐릭터의 대사 속에서만 등장했던 카페가 실제 오프라인에 자리잡은 것이죠.

(출처: Project Moon)


햄햄팡팡의 테마는 프로젝트 문의 세 편의 게임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 <림버스 컴퍼니> 그리고 포스타입에서 연재된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만화 <원더랩>,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웹소설 <뒤틀림 탐정>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프로젝트 문은 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 세계관을 활용해 2차 창작물을 내고 또 그 창작물을 카페 테마로 연결짓고 있습니다. 또한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다른 IP 기반 테마 카페(ex. 생일카페, 팝업스토어)와 달리 상시 운영하는 카페라는 점에서 햄햄팡팡은 차별점을 갖습니다. 이런 점에서 게이머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을 공부하는 연구자로서도 눈여겨볼 만한 아주 효과적인 IP 확장 전략을 펼치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저희는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줄여서 라오루라고 하겠습니다) 를 테마로 꾸며진 햄햄팡팡에 다녀왔습니다.

프로젝트 문은 하나의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콘텐츠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여기 뭐하는 곳이에요? 여기 햄햄팡팡이요!

햄햄팡팡은 광교중앙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파트가 모여 있는 곳에 위치하다 보니 종종 입장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생긴다고 하는데요. 저희도 입장시간을 기다리며 그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으로 보이는 두 분께서 햄햄팡팡에 들렀다 입장을 하지 못하고 나오셨는데요. 마침 입장하는 저희를 잡고 “여기 뭐하는 곳이에요?”라며 놀란 듯이 물으셨죠.

카페 주변에서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햄햄팡팡은 100% 예약제이며 컨셉에 맞게 외부에서 내부를 보기 어렵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곤 하죠! 이번 라오루 테마의 카페 내부에 대해선 뒤에 좀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라오루> 테마의 햄햄팡팡의 창문은 이런 그림으로 모두 가려져 있습니다



햄햄팡팡, 저의 게임카페 첫인상은요…!

햄햄팡팡의 문을 열자 카페 앞에서 마주친 분들이 왜 놀란 듯이 ‘뭐 하는 곳인지’ 물으셨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정말 컨셉에 충실한 카페였습니다. 현실과는 분리된 듯한 느낌이 들었죠! 잘 꾸며진 방탈출 카페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테마파크에 들어섰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습니다.


1) 게임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카페의 창과 벽을 장식한 라오루 속 장면들이었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임에도 햄햄팡팡은 세 개의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1) 앤젤라가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꾸며진 구역, 2) 사육제가 지령을 뽑기 위해 실을 뽑아내는 구역, 그리고 3) 게임 속에서 무법지대로 설명되는 뒷골목으로 꾸며진 구역. 세 구역의 벽과 창은 각각 다른 스티커지 또는 영상이 나오는 스크린으로 꾸며져 카페 이용자들은 게임에서 자기가 좋아했던 구역에 머무르는 것이 가능하죠. 저희는 뒷골목 구역에 머물렀습니다.

저희가 머문 뒷골목 구역의 모습입니다


테마를 주기적으로 바꾼다는 점에서도 벽과 창을 영상 또는 스티커지로 꾸민 것은 똑똑한 전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상과 스티커지를 바꾸는 것으로 카페를 완벽히 다른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며 카페 외부와 내부를 분리해 카페 안에 있는 동안은 온전히 게임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줄 수 있죠. 현실과 분리되어 게임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자 카페에 처음 들어섰을 때의 어색함이 가시고 이 새로운 경험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2구역: 사육제가 실을 뽑는 곳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1인석으로 주로 구성되었어요!



2) 긴 설명과 불친절함이 주는 즐길거리

햄햄팡팡에서는 메뉴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메뉴 설명에 음식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음식을 주로 먹는 게임 속 캐릭터와 관련된 이야기가 적혀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저희가 시킨 엄지의 전투식량 포크스튜는 뒷골목의 범죄조직 엄지가 주로 먹는 음식입니다. 다른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레드와인과 풀드포크, 야채를 함께 끓여낸 스튜이지만 엄지의 스튜 섭취 규율이 덧붙어 특별한 음식이 되었죠! 메뉴판을 자세히 보면 1)전투중 반드시 스튜를 섭취해야 하며, 2) 계급이 낮은 사람은 음식을 남겨선 안되고, 3) 맛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서는 안된다는 엄지의 규율이 적혀있습니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로 가득한 불친절한 메뉴판이지만 게임 팬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이면을 알 수 있는 즐길거리로 가득한 메뉴판인 것이죠!

메뉴판 곳곳에 붉은색 또는 푸른색 글씨로 추가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음식 맛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 역시 게임 속 캐릭터 롤랑이 햄햄팡팡에 가고싶다고 외치는지 이해하게 합니다. 여러모로 온라인에 존재하는 게임의 논리를 탄탄하게 하는 만드는 오프라인 공간이었죠!

엄지 조직이 즐겨 먹는다는 포크스튜의 모습입니다!



3) 직접적 교류는 없지만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는 공간

게임 카페에 간다고 생각했을 때 막연하게 서로 다른 테이블 사람들 간에도 많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햄햄팡팡에 가보니 테이블 간에 대화가 이뤄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각각의 테이블이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즐길 뿐이었죠. 그러나 굿즈가 모여있는 공간에 들어서니 게임 카페에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활발한 교류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햄햄팡팡 내 굿즈샵에는 판매상품만 진열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팬메이드 굿즈가 한가득 전시되어 있죠. 팬메이드 굿즈 진열대에서 아크릴 키링부터 솜인형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다양한 굿즈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게임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게에 놓고 간 굿즈에서 게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페 안에서 직접적인 소통이 이뤄지진 않지만 카페를 통해 서로 다른 팬들이 게임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하고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팬메이드 굿즈가 한 쪽 벽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문이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팬들은 햄햄팡팡 내에 위치한 굴뚝 형태의 소리함에 프로젝트 문의 게임과 카페에 대한 의견을 적어낼 수 있습니다. 많은 팬들이 카페를 떠나기 전 자신이 원하는 굿즈나 다음 카페 테마에 대한 기대감 등을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음식 주문도 픽업도 셀프로 이뤄지는 곳이라 직원들과 손님의 직접적인 교류는 최소화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팬들이 편하게 게임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돕고 있었죠.

호박벌도 이 굴뚝에 프로젝트 문에 대한 애정을 남기고 왔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게임 테마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꾸며진 카페 그리고 그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게임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지만 햄햄팡팡에서의 시간 덕분에 프로젝트 문의 게임 영상을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성공이다 호박벌!)


라오루 속 도서관에서 도서관장 앤젤라와 지정사서 롤랑과 찍은 사진을 끝으로 햄햄팡팡 체험기를 마무리합니다! 다음에 또 다른 공간을 경험하고 돌아오겠습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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