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경진 Aug 05. 2021

개화를 향한 기도


내 다리를 부둥켜안고 노는

이 작은 아이가

행복하게 피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닐까


이름 없는 풀꽃들도

아니, 사실은 저마다의 이름을 지닌 수많은 꽃들이

누가 애써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핀다


꽃을 피우는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가끔씩 내리치는 폭풍우를 맞으며

꽃들은 때마다 저절로 핀다


부모는 그 꽃이 난 땅조차 아니다

꽃씨를 낸 앞선 꽃일 뿐


아무리 좋은 (法)과 식()을 배우고 익혀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이 작은 아이가 행복하게 피어나길 바라는 기도 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