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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aus Aug 01. 2022

8. 읽고 팔려고 했지만 평생 소장하기로 했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구동편] 독후감

원래 읽고 팔라고 했는데, 평생 소장하기로 했다


#읽게 된 이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장르소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지금이라도 천천히 꿈에 다가가기 위해 작법서 20권 읽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마침 예전에 구독했던 '다른' 출판사에서 진행한 신간 이벤트에 당첨되어 따끈한 작법서를 받았다. 솔직히 지금까지 읽었던 작법서 중 인상 깊었던 책이 별로 없었다. 심지어 내 우상인 어슐러 K. 르귄 작가의 작법서도 별로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너무 나에게 잘 맞는 작법서여서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읽은 작법서 중 '이야기의 탄생' 다음으로 나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저자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저자가 소설 작가 혹은 교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포츠 계에는 '스타 선수는 일반 선수를 이해하지 못해 좋은 코치가 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작법서는 성공한 작가들이 썼다. 그러다 보니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 위주로 서술되고, 구체적이기보단 포괄적인 글쓰기 방법이 제시되었다. 반면 이 책의 저자는 스토리를 분석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90만 유튜버이다. 비록 본인이 유명 소설가는 아니지만, 잘 가르치는 소설 분석계의 일타 강사인 샘이다.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저자는 독자들이 필요한 부분을 잘 파악한다. 작가 지망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작법을 분석하고 원칙을 제시한다. 또한 소설을 쓸 때 궁금했던 부분을 효자손 마냥 쓱쓱 긁어준다. (유튜브 채널엔 책에 담기지 못한 많은 내용이 있으니 책이 마음에 들면 유튜브 채널 방문도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c/HelloFutureMe)


#장점

 앞서 언급했듯 이 책의 최고 장점은 작가 '지망생'이 원하는 포인트를 자세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해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한 장 전체를 할애하여 싸움 장면 묘사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전투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싸움 묘사는 동작 간 연결성이 있어야 박진감이 생기며, 힘의 균형이 변하는 순간을 집중적으로 서술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 외 긴 전투 장면을 쓰는 법, 난전을 표현하는 방법 등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만드는 온갖 방법과 원칙을 제시한다. 전투 장면은 장르문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보통 작법서에서는 싸움 장면 묘사만 전문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이런 포인트가 소설을 쓰며 느꼈던 나의 갈증을 적절하게 해소해주었다. 

 

 두 번째 장점은 저자가 사용한 레퍼런스가 대부분 접하기 쉬운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 많이 인용되는 작품은 <얼음과 불의 노래>,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아바타: 아앙의 전설>, <헝거게임>, <위대한 갯츠비> 등이다. 모두 유명한 작품들이며 영상화되어 대중들에게 친숙하다. 보통 성공한 원로 작가가 작법서를 많이 쓰다 보니 작법서에 인용된 작품들을 몰라 곤란을 겪을 때가 많았다. 예컨대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는 훌륭한 책이지만 내가 고전 영화들을 거의 몰라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이 책에서 예시로 나오는 작품들은 최소한 유튜브에서 지나가며 살짝이라도 본 작품들이라 저자의 설명을 이해하기가 편했다. 역시 글쓴이가 유튜버다 보니 대중의 입맛을 맞출 줄 안다. 


 세 번째 장점은 장르 문학을 넘어 좋은 소설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점이다. 이 책은 장르 문학 작법서이지만 일반 소설 작법서 기준으로도 훌륭하다. 과거 회상 장면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 이야기의 속도를 조절하는 법, 시점 별 특성과 사용 방법 등의 내용은 장르소설 외 소설을 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 장점은 책 자체다. 출판사가 신경을 쓴 티가 많이 난다. 책 옆면에도 'WORLD BUILDING'이라고 쓰여 있고 속지 양식도 깔끔하다. 이 책을 읽고 출판사에 대한 호감도 많이 생겼다.


#아쉬운 점: 생성편부터 읽어야...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은 '생성'편과 '구동'편이 있다. 나는 '구동'편을 받아서 '구동'편만 읽었지만 '생성'편부터 읽어야 책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생성편'에서 '인물호'같은 개념을 설명하는데, 해당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구동'편을 읽으면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두 권의 내용이 연속성이 있다는 점을 표시해 줬으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 (1권 2권으로 하시던...)


#정리

 장르 소설 작가 지망생은 꼭 한 번 읽어봐야 하는 명작 작법서이다. 나는 '구동'편 읽고 바로 '생성'편을 주문했다. '다른'출판사의 다른 작법서도 구매하여 읽어볼 생각이다. 


좋은 책 주신 다른 출판사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로)


-이 독후감은 다른 출판사의 책 협찬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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